[뉴스핌=안보람 기자]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부각되며 8월 금통위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확신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높은 물가를 잡겠다는 정부의 방침을 감안하면 금리동결이 쉽지 않겠지만 '미국'을 중시하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의 성향을 생각하면 동결의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기 어렵다. 4일 채권시장은 이런 고민 속에 좁은 움직임을 보일 전망이다.
전날 채권시장은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 및 유로존 재정위기 확대 가능성에 안전자산선호심리가 강화돼 강세였다. 8월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로 오르던 단기물마저도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금리가 동결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얘기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 미 경기불안 ▲ 물가상승이 수요 측 요인에 기인한 게 아니라는 점 ▲ 외국인의 채권매수가 지속되고 있는 점 ▲ MMF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점 등이 금리동결 가능성을 지지했다.
미 경기불안이 국내 채권시장에 호재라는 인식들도 엿보였다. 경기회복이 불확실한 미국채보다 원화채가 안전자산으로써 더 매력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국채선물에 대해 9일간 순매도를 보이던 외국인들도 전날 순매수에 나서며 채권시장을 지지했다. 국채선물이 20일선을 회복했음을 감안하면 외국인의 매수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전일 시장을 강하게 했던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는 다소 사그러드는 듯하다. 증시가 반등하고, 채권가격이 소폭 하락하는 등 미국의 더블딥 공포감은 진정되고 있다.
국내 시장 역시 예상 밖의 강세를 보이며 과매도 국면이 순식간에 해소된 상황이다.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가 전년 동월보다 각각 4.7%, 3.8% 치솟은 가운데 공개되는 8월 그린북과 물가관계장관회의도 부담스럽다.
결국 이날 채권시장참가자들은 금통위를 일주일 앞두고 찾아온 강세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할 듯하다.
동양종합금융증권 박형민 애널리스트는 "채무한도 상한조정 이후 경제지표의 악화로 재정위기에서 더블딥 가능성으로 시장의 관심이 이동하였을 뿐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해 있다"며 "대외여건에 대한 판단은 금통위의 몫으로 남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기둔화의 장기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출지 대외보다는 국내상황을 보다 중요시 여길지 해석만이 남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물론 금통위의 지난 기준금리 결정 과정을 살펴본다면 8월 금통위회의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며 "더욱 금통위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대외시장의 극단적인 쏠림 현상은 일단 완화됐지만 미국의 부진한 지표는 8월에 계속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그러나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은 정책의 실효성이 크지 않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금일 채권시장은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이제는 대외시장보다는 국내변수에 보다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이진다"며 "대외환경이 추가적으로 악화되지 않는 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로 베어리쉬 플래트닝이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삼성선물 이승훈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부채한도 상향이 오히려 경기둔화 요인을 부각시키며 미 국채금리의 추세적인 하락을 유도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국채선물도 매수우위의 호전된 투자심리가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또 "KTB와 MSB의 내재선도수익률을 계산하면, 연내 금리인상에 대해서 이미 +25bp 가량을 선반영하고 있다"며 "국내기관의 대기수요가 유도될 가능성이 높은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역시 경기악화에 따른 QE3 가능성의 대두로 미 국채금리의 추세적 하락이 진행됨에 따라, 국채선물은 20일선 지지로 추가상승을 테스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이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의 현물매수세가 확대된 가운데 선물시장에서의 매수전환도 수급모멘텀을 강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단기강세가 이어질 것을 기대했다.
반등시 60일선인 103.2p대 후반에서 1차 저항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증권사 한 채권매니저는 "정말 어려운 장"이라며 "금통위 때 금리가 오르면 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빨리 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더블딥에 대한 우려가 지나쳐 보이는데 아직 그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상황을 냉정히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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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안보람 기자 (ggargg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