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LG화학은 카자흐 국영 석유화학기업인 KPI와 합작으로 40억 달러를 투자해 아티라우에 164만t의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건설한다. 사진은 여수공장 전경. |
- 석유화학 노하우 및 글로벌 마케팅 인정..자원외교도 한몫
LG화학이 카자흐스탄 아티라우(Atyrau) 지역에 대규모 석유화학 생산기지를 건설한다. LG화학은 카자흐 국영 석유화학기업인 KPI와 합작으로 40억 달러를 투자해 오는 2015년까지 아티라우 특별경제구역 내 385만㎡ 부지에 에틸렌 84만t, 폴리에틸렌(PE) 80만t 등 164만t의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건설한다.
이 공장이 2016년 상업생산에 들어가면 연간 14억 달러의 매출과 함께 중동의 저가제품 공세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25일 카자흐 아스타나의 대통령궁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다우렌 예르더베이 KPI 이사회 의장과 협작계약서에 서명했다.
◇석유화학 노하우 및 글로벌 마케팅 평가..정상외교도 기여
LG화학은 아부다비 국영석유투자회사인 IPIC를 제치고 카자흐 정부가 추진해 온 아티라우 석유화학단지 조성 프로젝트를 따냈다. 이는 그동안의 석유화학 공장 건설 및 운영 경험과 전세계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판매망 등 글로벌 마케팅 능력을 카자흐 정부가 높게 평가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카자흐 정상간 지속적인 자원외교가 결실을 맺은 대표적인 사례로도 평가된다. 양국 정상은 평소 각별한 친분을 바탕으로 정상회담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조하며,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추진해 왔다.
실제, 지난해 4월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도 이명박 대통령은 LG화학이 이번 프로젝트의 최종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KPI와의 합작조건도 매우 파격적이다. LG화학은 아티라우 석유화학 공장의 건설 및 운영, 제품의 판매 등 경영전반을 책임지는 등 실질적인 경영권을 갖게 됐다.
LG화학 관계자는 “자원을 보유한 나라가 해당 국영기업이 아닌 외국기업에게 경영권을 위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 역시 이번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하기 위해 이날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가 카자흐스탄의 국영 석유화학지주회사인 UCC와 금융협력 MOU를 체결하는 등 금융지원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중동산 저가제품에 대응..경쟁력 확보
LG화학의 카자흐 석유화학공장은 저가의 에탄가스를 원료로 활용함으로써 중동의 저가 범용 석유화학 제품 공세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에탄가스를 이용해 만들어지는 폴리에틸렌 제품은 기존 원유(납사)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제품에 비해 약 30% 저렴한 제품생산이 가능하다. 최근 중동에서는 자국이 보유한 저가의 에탄가스를 원료로 하는 폴리에틸렌 생산공장의 신증설이 대규모로 이뤄지고 있어 세계 석유화학 시장에 큰 위협이 돼 왔다.
![]() |
2016년 본격 가동에 들어갈 카자흐스탄 석유화학 생산기지 개요. |
LG화학은 카자흐 국영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가스피해 연안 텡기즈 지상유전에 위치한 TCO(텡기즈셰브로일)로부터 안정적으로 천연가스를 공급받는다. 텡기즈 유전은 전세계 6번째 매장량의 대규모 지상 유전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카자흐스탄의 풍부한 저가 원료를 확보하고, 에탄가스 기반의 대규모 생산기지를 건설해 중동과 동등한 원가 수준의 제품생산이 가능해짐으로써 석유화학 사업분야에서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유럽시장 공략 교두보..연간 14억불 매출 기대
LG화학의 석유화학 공장이 들어설 아티라우 지역은 카스피해 북동쪽 연안과 우랄강에 위치해 있어 유럽과 러시아, 중앙아시아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고기능성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많은 유럽시장을 본격 공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실제, LG화학은 2016년부터 카자흐 현지에서 생산되는 폴리에틸렌 제품을 유럽과 중국, 러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규모면에서도 에틸렌 연간 84만t, 폴리에틸렌 80만t(고밀도폴리에틸렌(HDPE) 40만t, 선형저밀도폴리에틸렌(LLDPE) 40만t) 등 164만t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LG화학은 현재 국내에 에틸렌 198만t, 폴리에틸렌 98만t(HDPE 59만t, LLDPE 9만t)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으며, LLDPE 생산라인에서 엘라스토머(고무와 플라스틱의 성질을 모두 가진 고부가 폴리에틸렌계 제품)를 전량 생산하는 등 프리미엄 제품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중국과 동남아를 제외한 해외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며 “고부가 제품 수요가 많은 유럽시장을 공략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카자흐 생산기지가 본격 상업생산에 들어가는 2016년부터 연간 14억 달러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 |
에탄 기반 폴리에틸렌 제조공정. |
*에틸렌(Ethylene)
석유화학산업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기초유분으로 석유화학산업의 쌀이라고도 불린다. 주로 원유에서 정제된 납사(Naphtha)를 열분해 해 생산되나, 최근 중동을 중심으로 천연가스에서 추출된 값싼 에탄가스를 활용한 생산이 늘어나고 있다. 통상 국가의 석유화학산업 규모를 나타낼 때 에틸렌 생산량을 사용한다. 2010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5위(761만t)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전세계 에틸렌 생산 능력은 1억 4360만t에 이른다.
* 폴리에틸렌(Polyethylene, PE)
에틸렌을 원료로 만들어지는 백색 알갱이(Pellet)형태의 대표적인 합성수지로 통상 PE로 약칭해 부른다. 가공성이 우수하고, 전기절연성 등이 뛰어나 각종 필름류, 파이프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제조공법에 따라 HDPE(High density polyethylene, 고밀도 폴리에틸렌), LDPE(Low density polyethylene, 저밀도 폴리에틸렌), LLDPE(Linear low density polyethylene, 선형저밀도 폴리에틸렌)로 나뉜다. 전세계 생산 능력은 약 9천만t에 이른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