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이강규 특파원] 차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에 내정된 앨런 크루거 스탠포드대학 경제학과 교수가 '정치적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29일 로이터 브레이킹뷰스 칼럼니스트인 제임스 페토코우키스는 앨런 크루거 교수가 노동시장 전문가인 만큼 차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 적격인 인물이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그가 내놓을 고용창출 아이디어의 상당부분을 정책에 반영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바마는 재선 캠페인을 벌이고 있고, 따라서 경제 전문가가 아닌 정치꾼(political pro)들이 대통령의 귀를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오바마는 크루거에 대한 상원 인준청문회가 시작되기도 전인 다음주 6일쯤 포괄적 고용증진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백악관은 지난 며칠간 오바마의 고용증진안에 대한 기대를 낮추는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그의 고용증진안은 2011년 급여세(payroll tax) 삭감을 1년간 연장하고 기반시설투자 및 실업수당 지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포함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가 제시할 이보다 더 야심찬 고용창출방안은 실질적 부동산가치가 모기지보다 낮은 주택의 소유주들이 현재의 초저금리를 활용해 재융자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안이다.
그러나 이처럼 온건한 조치들조차 공화당이 지배하는 연방 하원을 통과하기 힘들다.
따라서 경제가 기력을 되찾는대로 연간 5000억달러규모의 소비세를 도입하자는 크루거의 제안이 하원의 승인을 얻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앞으로 소비세가 인상될 것이라는 예상에 소비자들은 지금 당장 돈지갑을 열 것이고, 이에 따라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크루거의 증세 논리다.
그러나 상아탑 출신인 크루거의 제안은 그것이 무엇이건 허리케인급의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 밖에 없다.
상원의 인준을 받을 경우 크루거는 오바마에게 일자리 창출을 위해 더 많은 일들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건의할 것이다.
그가 제시한 학술적인 연구결과에 따르면 실직기간이 길어질수록 사람들은 취업노력을 게을리 하는 경향을 보인다.
실직기간이 길어지면 기술은 녹슬게 마련이고, 결국 이같은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실업률이 영구적으로 높은 수준에 머물게 될 위험성이 커진다.
하지만 공화당의 반대가 크루거를 가로막는 장애물의 전부는 아니다.
오바마 경제팀의 이전 멤버들은 백안관 이너서클에서 정치 보좌관들이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불평한다.
이들 정치 자문팀은 향후 15개월 동안 경제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믿고 있다.
대형 경기부양책은 오바마를 지출 비판론자들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시킬 뿐이다.
정치꾼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론상 정치적으로 더 나은 대응책은 오바마가 (공화당 후보에 비해) 재선후 미국의 경제를 되살릴 보다 좋은 이이디어를 갖고 있다고 믿게끔 유권자들을 설득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오바마의 일자리 증진안은 그의 재선 플랫폼이다. 이런 상황하에서는 제아무리 탁월한 것이라 해도 크루거의 아이디어가 오바마의 고용증진 정책에 끼어들 여지가 없다.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인기기사] 주식투자 3개월만에 `20억아파트` 샀다!
[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