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값인상후 우유가 인상에' 주춤'
-서울우유 가격인상 10월 중순 이뤄질듯…“손실 감당 못해”
[뉴스핌=강필성 기자] 우유업계가 우유가격 인상을 두고 초조해하고 있다. 지난달 원유(原乳) 가격 리터당138원 인상해줬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인상요인을 판매가에 적용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한시라도 빨리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막상 업계 1위인 서울우유가 잠잠한 탓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서울우유 등 우유업계가 물가안정이라는 정부 정책에 내심 '인상시기 눈치'를 보고 있어서다.
26일 우유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은 현재 가격인상 시기를 두고 신중한 행보를 펼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아직까지 ‘검토중’이지만 사실은 서울우유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1위 사업자인 서울우유가 가격을 인상한 후에야 후발주자들이 같이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먼저 가격인하에 나섰다가 판매량이 감소하는 것도 부담이고 정부의 뭇매도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초 가격을 인상했어야 했을 서울우유가 현재까지 가격인상안에 대한 이렇다 할 계획을 내놓지 않으면서 다른 우유업계는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하지만 원유가 인상분을 제품에 반영하기도 쉽지 않다.
이에 앞서 농림수산식품부는 우유가격 인상 시기를 내년까지 연기할 것을 우유업계에 요청한 바 있다. 올해 우유제품 원료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해 원유 인상에 따른 우유업계의 손실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현재 우유업계는 가격인상 요인을 반영하지 못하는 만큼 고스란히 손실을 감당하고 있다.
이전 원유 인상 협상이 있었던 2008년에는 7월 19일 협상하고 보름만에 가격을 인상했던 반면 이번 원유 인상 협상 뒤 한달 이상 가격을 동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업계 1위인 서울우유는 현재 하루에 3억원씩, 한달에 80~90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남양유업도 하루에 약 1억 5000만원의 손실을 보고 매일유업도 1억원 안팎의 손해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유업계는 이미 체력적으로 한계에 달했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팔면 팔수록 손해가 늘어나는 상황이니 가격 인상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가뜩이나 우유 영업이익이 저조한데, 이대로 손해 보면서 파는 것이 2~3달이면 1년 우유 장사는 헛하는 셈이된다”이라고 토로했다.
때문에 서울우유 내부적으로는 추석 이후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내부 방침을 새웠었지만 이마저도 내달 중순으로 밀리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격 인상까지는 고려해야할 외부 변수가 너무 많아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내달 우유 리터당 약 500원의 가격인상안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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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