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김지나 기자] 세계 4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은 주식시장에서 '큰 손'일뿐 아니라 막대한 자금을 자산운용사들에 위탁운용하고 있어 '슈퍼 갑'으로도 불린다.
지난 8월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가가 급락했을 때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식 매집에 나서 '증시 구원투수'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사회적 안전망임과 동시에 금융시장 안정망으로도 작용하는 모습이다.
◆ 최근 주가폭락으로 손실. 내부정보 '도덕적 해이' 개연성
국민연금은 지난 7월 말 기준 총 적립금 약 343조원 가운데 18%인 61조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고 있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불과 한 달 뒤 금융위기에 따른 증시 폭락으로 인해 주식부문 직접투자 계정 손실을 포함해 일거에 10%에 가까운 손실을 입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사실상 국민들이 맡긴 소중한 노후자금을 변동성이 잦은 증시에 계속해서 투입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원칙을 벗어난 투자로 자칫 큰 손실을 본다면 국민연금에도 과거 은행권과 카드사 대란, 최근 저축은행 부실사태 등과 같이 국민의 '혈세'를 동원해야 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또한 국민연금이 큰 손으로 증시에 자금을 투입하는 시점에 대해서도 초미의 관심사다.
개별투자 종목도 마찬가지다. 국민연금이 시장에 개입하면 떨어졌던 주가는 급반등하고 국민연금이 매집하는 종목은 주가가 오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같은 정보가 유출된다면 어떻게 될까? 무엇보다 시장의 파장이 일파만파 커질 수 있다.
또한 시장 흐름의 왜곡은 물론이고 결국 정보력이 없는 선량한 투자자들만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언제든 미공개 내부 정보로 인한 '도덕적 해이'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국민연금 이사장의 중요성 점점 커져
이 때문에 무엇보다 국민연금의 수장인 이사장의 최우선적 역할이 가장 중요시되고 있다.
국민연금 이사장은 국민들이 맡긴 소중한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을 제대로 관리하고 헛되게 사용되지 않도록 지켜내야 하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지난 1996년 9월부터 1999년 6월까지 불과 3년 남짓의 기간동안 국민연금 이사장 자리는 5번이나 바뀌었다. 그 정도로 국민연금 이사장 자리는 정치권의 견제를 비롯한 외풍이 심한 자리였다.
특히 국민연금이 보건복지부 산하 공단이다 보니 보건복지부 차관 출신이 왔다가는 자리로 인식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 이사장이 지난 2009년 말 취임한 뒤 불과 2년 여 만에 국민연금은 커다란 변화와 도약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 이사장은 자신의 재임기간 중 해외투자와 대체투자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고 특히 이에 대한 틀을 확고히 하겠다는 포부를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또한 그는 무엇보다 국민연금과 관련한 투자 집행과 관련한 투명성과 도덕성, 책임있는 자세를 누차 강조해 왔다.
전 이사장은 "과거와 달리 현재는 시스템이 투명하다"며 "펀드매니저 책임 아래 투자하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주가폭락시 증권사 사장단이 자신을 방문하겠다고 했으나 향후 국민연금의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해 이같은 제안을 완곡하게 거절했다고 말했다.
◆ 포스트 전광우 시대, 국민연금 이사장의 조건은?
흔히 국민연금 이사장 자리는 적임자를 쉽게 물색하기 힘들다고 한다.
국민연금 이사장은 경제는 물론 금융산업 전반에 대한 전문성과 함께 세계 4대 연기금의 수장으로서 글로벌 거물 금융인들과도 친밀하게 교류해야 한다.
동시에 국민연금 이사장은 공인으로서 정치권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며 동시에 세대와 계층간 다양한 목소리를 아우를 수 있는 포용력, 그리고 대중과도 호흡할 수 있는 겸양도 갖춰야 한다.
따라서 어지간한 장관 자리보다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또한 한국을 대표하는 기금운용 책임자로서 요구되는 글로벌 마인드와 함께, 앞으로는 개인적으로도 시대가 원하는 대중적 스타성과 에너지도 함께 필요할 전망이다.
전 이사장은 국민연금 이사장으로서 가장 필요로 하는 기준을 두루 갖추고 있는 적임자로 보인다.
금융위원장 출신으로 금융 및 투자에 대한 전문성과 경륜, 학식과 함께 글로벌 금융 리더로서의 재능과 인품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으로 임기를 끝맺는 전 이사장의 후임자가 누가 될 지, 과연 전 이사장 수준의 인물이 나올 수 있을 지 벌써부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 이사장은 "국민연금의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그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라며 "경험과 역량, 글로벌 감각을 갖춘 젊은 후배들이 많이 있다고 본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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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