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탈리아 국채금리가 7%를 웃돌면서 극에 달했던 유로존 부채 위기가 일단 진정 국면을 맞았지만 냉각된 투자심리는 담을 넘어 주변국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최근 독일과 프랑스의 국채수익률 격차인 스프레드가 최고치를 경신한 데 이어 오스트리아 국채 역시 매도 압력이 시달리고 있다.
특히 유로존에 편입되지 않은 주변국가인 체코와 헝가리의 통화가치가 가파르게 떨어져 동유럽에도 위기감이 전이되는 듯해 주목된다.
11일(현지시간) 유럽금융시장에서 오스트리아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3.44%까지 올랐다. 수익률은 한 주간 40bp 이상 급등했다.
독일 국채 대비 오스트리아 국채 스프레드는 165bp로 상승했다. 이는 유로존 편입 이후 최고 수준이다.
오스트리아는 AAA 신용등급을 유지하며 독일과 함께 유로존 내에서 재무건전성이 높은 국가로 평가된다.
이날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자 오스트리아 정부는 AAA 신용등급이 훼손될 리스크가 지극히 낮다며 투자심리를 달래느라 애썼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오스트리아가 이탈리아의 금융권과 밀접한 관계라는 데서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
마뉴먼트 증권의 마크 오츠왈드 전략가는 “오스트리아는 프랑스와 함께 투자자들 사이에 부채위기에 취약한 국가로 분류된다”며 “특히 오스트리아는 이탈리아뿐 아니라 동유럽 노출액이 상당 규모라는 이유로 국채 수익률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 기관 무디스는 오스트리아 에르스테뱅크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부채위기가 이탈리아로 확산된 이후 투자자들은 동유럽 통화 ‘팔자’에 나섰다. 지난달까지 안전자산으로 여겨졌던 체코 코루나는 유로 대비 3% 가까이 하락했다. 헝가리의 포린트 역시 1.5% 내렸다.
동유럽 국가와 유로존의 교역 비중이 높은 만큼 이들 국가의 경제와 통화 역시 부채위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코루나의 가파른 하락은 더 이상 투자자들 사이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소시에떼 제네랄의 베노이트 안네 애널리스트는 “헝가리 포린트를 포함한 주변국 통화와 달리 체코 코루나는 중앙은행의 방어가 뒷받침될 가능성이 낮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