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다양한 안전장치 강구로 딜 추진한듯
[뉴스핌=배군득 기자] 삼성에버랜드가 2대주주로 예정된 KCC의 가세로 연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KCC에서 조회공시를 통해 ‘자금운용 효율성 제고’라는 입장을 밝혔음에서 삼성의 심장이라 불리는 에버랜드를 범 현대가에 넘겼다는 자체에 주위에서는 적지않은 놀라움을 보이고 있다.
삼성은 왜 에버랜드를 KCC, 즉 범 현대가에 넘겼을까. 표면상으로는 KCC가 2대 주주임에도 경영상 문제는 없다. 지극히 정상적인 방법으로 삼성카드가 보유한 에버랜드 지분을 인수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에버랜드가 삼성에서 갖는 존재감이 절대적이라는 점에서 'KCC 카드'의 적합성에 대해 의문을 던지기도 한다.
◆ 에버랜드의 삼성 의미…왜 심장인가
에버랜드는 삼성의 순환출자 구조의 시작과 끝이다. 이 순환출자 구조는 벌써 7년간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에버랜드는 삼성의 현금 흐름과 수익구조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에버랜드의 지분구조를 보면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25.1%,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각각 8.37%,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3.72% 등 46.03%를 삼성일가 친족에서 보유하고 있다.
또 제일모직, 삼성전기, 삼성SDI 등 계열사가 각각 4.00% 등 14.36%를 나눠 갖고 있다. 삼성에서 유일하게 친족 지분이 많은 회사가 에버랜드인 것이다.
에버랜드는 친족 지분을 보호하기 위해 주요 계열사가 겹겹이 보호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만큼 에버랜드는 삼성에 있어 심장 역할을 하는 중요한 핵심체인 셈이다. 다른 것은 차치하더라도 에버랜드 지분을 다른 기업에 매각한다는 사실은 잘 모르는 타인을 자신의 집안에 깊숙히 끌어들인다는 것으로 그 배경은 당사자외에 알기가 힘들다.
지금까지 에버랜드는 이 같은 지배구조로 인해 끊임없이 편법상속 증여 논란에 시달렸다. 삼성은 편법상속에 대해 몇 번의 위기를 넘기면서 삼성카드 지분 매각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수자가 재계 라이벌인 범 현대가인 KCC라는 점에서 매각 작업은 재계내 일종의 '충격'을 줬다.
◆ KCC는 우군인가
업계에서는 KCC가 범 현대가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삼성이 라이벌 구도로 의식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견해도 높다. 그렇다고 마냥 우군이며 ‘윈-윈’ 할 수 있는 기업도 아니다.
삼성으로서는 철옹성 같던 에버랜드를 KCC에 내준것이 착찹하기만 하다. 그러나 대안이 없었다는 게 관측인들의 평가다. 계열사나 외국 투자자에게 에버랜드 주식을 매각하게 되면 이는 더 큰 문제점과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KCC 이외에 다른 기업을 찾기도 쉽지는 않앗을 것이다. 삼성카드가 내놓은 지분 17%(42만5000주)를 주당 172만원에 인수하기에는 국내 기업들에게 위험부담이 뒤따를 수도 있다. 지분을 인수하더라도 경영권 개입이 원천 차단된 상황에서 거액을 투자하기에는 여력이 부족하다.
현재 상황에서는 ‘적과의 동침인지 아군과의 합방’인지는 가늠하기 힘들다. 그럼에도 삼성측이 많은 안전장치를 깔았기에 이번 거래가 성사됐을 것으로 그룹안팎에서는 당연히 여긴다.
그러나 KCC가 마냥 삼성 의도와 같이 경영권에 개입하지 않는 신사협정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에버랜드는 향후 경영구도나 상장 등 변수가 뒤따르기 때문에 KCC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은 에버랜드 순환출자구조를 끊고 상장 수순을 밟기 위해서는 KCC 밖에 대안이 없었을 것”이라며 “삼성이 심장을 내주면서까지 KCC를 선택한 결과가 어떻게 상호작용을 할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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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