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서울 강남구에 사는 김모씨(50대)는 퇴직을 앞두고 속을 태우고 있다. 은퇴 후 정기적으로 현금을 수령할 필요가 있는데 퇴직금으로 받은 자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고민이다. 은행에 묻어두자니 금리가 흡족하지 않고 주식에 집어넣자니 롤러코스터 장세에 현기증이 날 정도다.
#사례2
경기도 일산에 사는 이모씨(40대)는 상속받은 부동산 자금을 잘못 처리했다가 마음 고생이 심하다. 매각한 후 원금이 보장되면서도 정기적으로 매월 일정금액을 받을 수 있다는 친구의 권유에 월지급식펀드에 가입했다가 낭패를 봤다. 믿었던(?) 월지급식펀드의 원금이 지난해 급락장을 맞으며 조금씩 날아가 버린 것이다.
김모씨와 이모씨의 사례는 지난해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월지급식펀드의 두 얼굴이다. 고령화 시대 은퇴후 자금 관리의 한 방안이 될 수 있지만, 이름과 달리 원금 손실의 리스크도 있는 것이다.
이중적 모습의 월지급식펀드는 임진년 새해 투자자들에게 과연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월지급식펀드는 목돈을 맡긴 뒤 일정한 지급률(배분율)에 따라 매월 정기적으로 일정금액(이자)을 지급받는 상품이다. 가령 김모씨가 퇴직금에 그동안 모아둔 종자돈을 합쳐 총 5억원을 월 0.6%씩 월지급식으로 받는 조건으로 가입했다면 매달 300만원을 수령하게 되는 식이다.
◆ 꾸준한 현금흐름 창구...부동산·저금리 투자 대안 可
월지급식펀드는 고령화 시대와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시기 도래 등 사회구조 변화와 맞물려 투자 대안으로 충분한 가능성이 있는 상품이다. 목돈을 갖고 있지만 매월 생활비로 쓸 자금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고정적인 '현금 흐름의 창구'가 될 수 있는 데다 안정적인 목돈투자처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계자산 내 부동산 비중이 높아 유동성이 떨어지는 국내 가계의 특성과 부동산 시장의 장기 침체 현상을 고려하면 수익성 부동산 투자에 대한 대안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 3%대의 은행 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저금리 투자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
고령화 시대에 초점을 둔 비슷한 상품인 즉시연금보험과 연금저축펀드에 비해서도 장점이 있다. 보통 45세 이후에 가입이 가능한 즉시연금과 달리 가입 연령 제한이 없고 연금저축펀드와도 다르게 수급 시기의 연령 제한도 없다.
실제 에프앤 가이드에 따르면, 이런 사회적 흐름과 상품 특성을 배경으로 지난해 연초 1690억원이었던 월지급식펀드의 설정액은 지난해 연말 8620억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 원금 손실 우려...초기 투자 성과 중요
반면 월지급식펀드에도 아킬레스건은 있다. 무엇보다 '월급받기', '월급처럼' 등의 광고 문구와 달리 원금 손실의 우려가 분명히 있다는 점이다. 가령 김모씨의 경우처럼 월 지급율을 0.5%로 정한 경우 원금의 손실을 막기 위해서는 원금 대비 연간 6%의 운용 수익을 달성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원금이 깨지면서 월 분배금이 지급되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금융감독원은 불완전판매의 가능성을 이유로 '월급받기', '월급처럼' 등 원금이 보장되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는 용어의 사용에 철퇴를 가하기도 했다.
더불어 이자수익의 기준이 되는 것이 원금이기 때문에 원금이 손실나기 시작하면 당초 운용 수익률보다 더 높은 운용 수익률을 달성해야 원금을 만회할 수 있다. 100만원에서 5%가 손실나면 95만원이 되지만, 95만원에서 5%가 오르면 99만 7500원밖에 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적립식 펀드와 달리 초기 투자 시점의 수익률이 이후 월지급식펀드의 성패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다.
이런 가능성과 우려를 균형있게 고려할 때 월지급식펀드를 올해 투자의 대안으로 삼기위해서는 몇 가지 사항을 주의해야 한다.
◆ 연간 꾸준한 수익률 펀드, 주식보다 채권형
우선 월지급식펀드가 원금 손실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원금보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투자자라면 월지급식펀드보다는 예금이나 연금이 적당하다. 아울러 주식형보다는 채권형이나 혼합형의 월지급식펀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실제 채권형이나 혼합형 상품이 월지급식펀드의 주를 이루고 있고, 매월 수익이 나지 않는 경우 분배금이 지급되지 않으면서 분배금 지급으로 원금을 까먹을 우려를 방지하는 상품도 나와 있다.
또 초기 투자 시점의 결과가 이후 펀드 성과를 좌우할 공산이 크기 때문에 진입 시점에 대한 고려가 중요하다. 주식시장의 연간 기대수익률이 꾸준히 플러스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결국 연간기준으로 어느정도 꾸준한 수익을 발생하는 펀드를 선택하고 분배율도 너무 높지 않거나 아예 수익이 날 때만 분배금을 지급하는 상품을 고르는 게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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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