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권지언 기자]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가 중동 3개국 방문에 나선다.
원자바오 총리의 이번 방문은 표면적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카타르 3객국 정상들의 초청에 의해 이뤄지는 형식을 갖추고 있다.
그렇지만 이란의 석유 금수문제가 연일 뉴스핌(NewsPiM)을 비롯한 국내외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이란과 아랍 산유국들간 긴장 역시 끊이지 않는 만큼 중국의 제스처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과 이란간 핵 갈등이 심화되면서 이란이 중동산 석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는 위협을 가하는 시점에서 세계 최대의 원유수입국으로 부상한 중국의 석유외교 역시 긴박해진 상태이다.
특히 미국의 이란에 대한 금융제재에 대해 협조를 구하기 위해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를 순방 중인 시점이어서 미국과 중국 관계를 포함해 국제사회에 특별한 의미를 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원 총리가 이번 방문으로 중동과의 에너지 관계를 강화하려는 게 주 목적이겠지만,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만큼 에너지와 관련한 중국의 입장 표명에 있어 ‘눈치보기’를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 중국 원자바오 총리 중동 3개국 순방, 핵심 어젠다는 “에너지”
11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원자바오 총리가 오는 14일부터 19일까지 6일간의 일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카타르를 공식 방문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9년 후진타오 국가 주석이 사우디 아라비아를 방문했던 이후로 중국 최고위급 인사가 중동을 방문하는 것은 2년 만의 일이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원 총리의 이번 방문에 대해 세부 사항들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방문국 리스트를 보면 에너지 이슈가 가장 중점 어젠다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는 중국의 최대 원유 공급국이고, 중국은 조만간 미국을 제치고 최대 사우디 석유 수입국이 될 전망이다.
카타르 역시 얼마 전 중국의 최대 LNG(액화천연가스) 공급국이 됐다.
◆ 샌드위치 中, 눈치보기 불가피할 듯
워싱턴포스트는 서방국과 이란 간 석유 분쟁과 더불어 이란과 아랍 산유국들 간 갈등 역시 커지고 있는데, 이들 모두 중국에는 중요한 석유 공급지역인 만큼 중국의 행보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크로드 어소시에이츠 창시자 벤 심펜도페르는 “중국 석유 수입의 절반은 중동에서 나오기 때문에 중동 불안은 중국한테 상당한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이란과 미국의 충돌하면 원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므로 가장 큰 걱정거리"라며 "또 중동국가들이 중국한테 더 커다른 지지역할을 요구하게 되면 중국 역시 난감한 처지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WP는 또 중국이 중동 산유국들과 형성한 다각적인 관계가 한편으로는 힘을 실어줄 수 있겠지만 아랍 봉기나 이란과 서방간 핵을 둘러싼 금수조치 등 갈등 양상은 오히려 중국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이란산 원유 전면 금수조처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 등은 최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분야라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중동 지역 내 갈등은 더 오래된 이슈이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수니파와 이란의 시아파 간 뿌리 깊은 종파 분쟁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 시노펙-사우디 아람코, 中-중동 관계강화 첫 테이프
한편 이번주 중국 시노펙과 사우디 국영석유기업인 아람코는 홍해 얀부(Yanbu) 항구에 합작으로 하루 40만배럴 규모의 정제시설 건설안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생산하고 중국이 소비하기만 하던 종전의 석유 관계가 이번 합작투자를 계기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 이코노믹서베이 소속 왈리드 카두리는 “중국과 사우디간 상호이익이 되는 석유관계는 매년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중국 석유 기업들은 이라크에서 서비스 계약을 체결한 상태이고, 이란에서 역시 UN 제재로 속도가 더디긴 하지만 중국 기업들의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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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