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뉴스핌 장도선 특파원] 유럽은 아직까지도 디폴트라는 방법을 통해 그리스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다.
시간은 빠른 속도로 흐르고 있다. 그리스는 3월 20일 만기가 되는 145억유로(185억달러)의 국채를 상환할 능력이 없다.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간 합의는 그 보다 한참 빨리 이뤄져야 한다. 서류 작업에만 최소 6주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많은 시장 참여자들은 질서 있는 디폴트를 환영할 것이다. 그리스 채권단은 유로화의 종말을 고할지도 모를 훨씬 고통스럽고 힘든 디폴트를 피할 수 있다면 그리스의 채무 불이행을 용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네덜란드계 은행 라보뱅크의 전략가 리차드 맥과이어는 "사람들은 그리스가 디폴트하게 될 것인가를 자주 묻는다. 그런데 그리스는 이미 디폴트 상태라는 점에서 그 같은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질서 있는 디폴트가 이뤄질 경우 투자자들이 기업과 국가의 디폴트에 대비해 매입하는 신용디폴트스왑(CDS)의 보험금이 지급될 것이며 이는 투자자들의 위험 헤지 수단으로 사용되는 중요한 금융 도구인 CDS에 대한 신뢰 회복으로 이어질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장 참여자는 "세계 곳곳의 금융규제당국은 유로존 위기와 관련, 자국의 금융기관들이 사용한 헤지가 효력을 발휘한다는 점에서 안도의 한 숨을 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인들이 은행 등 민간투자자들에게 그리스 국채에 대한 50% 헤어컷을 강요하면서 주권국가 CDS 시장의 미래는 지금 의문시되고 있다. 민간투자자들이 자발적 헤어컷을 수용할 경우 CDS 보험금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는 지금 국채 스왑 협상에 소극적인 투자자들에게 헤어컷을 강제 수용하도록 만들 수도 있음을 공개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이는 채권자들에 대한 CDS 보험금 지급 여건을 조성할 수도 있다.
리만 브라더스 파산 이후 시장의 공포가 확산되면서 CDS가 최대 4000억달러 지급될 상황이 조성됐지만 실제 지급된 CDS 보험금 액수는 그 보다 적었다. 그리스가 디폴트하는 경우 보험금 지급액은 그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청산 및 결제업무를 담당하는 디포지터리 트러스트 앤 클리닝 코포레이션에 따르면 그리스 디폴트와 관련, 예상되는 비용은 최대 33억 4000만달러가 된다.
▶ 주식투자로 돈좀 벌고 계십니까?
▶ 글로벌 투자시대의 프리미엄 마켓정보 “뉴스핌 골드 클럽”
[NewsPim] 장도선 기자 (jds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