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혁신’ 주문에 대한 부담 등 이중고
[뉴스핌=배군득 기자] 지난해 '갤럭시S2' 성공에 힘입어 실적 상승을 이어간 삼성전자가 '갤럭시S3' 공개 여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당초 이달 말 스페인에서 열리는 월드모바일콩그레스(MWC)에 갤럭시S3를 공개할 계획이었지만 사양이 확정되지 않은데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공개여부를 명확히 판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신종균 사장이 지난해 4월 28일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갤럭시S2를 소개하고 있다. |
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갤럭시S2가 출시 9개월 만에 국내 판매량 500만대를 달성하는 등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 마당에 후속작을 섣불리 내놓는게 자충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아직 애플이 아이폰4S 이후 차기 제품에 대해 출시 시기와 사양을 공개하지 않은 것도 삼성전자로서는 갤럭시S3 공개를 망설이는 이유로 꼽힌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갤럭시S3 사양에 대한 고민이 크다. 올 하반기부터 불어닥칠 ‘쿼드코어’에 대응하느냐, 갤럭시 노트로 인해 커진 액정화면을 유지하느냐, 차별화는 어디에 둘 것이냐 등 현안이 제자리 걸음이다.
더구나 올해 초 이건희 회장이 끊임없이 강조한 ‘혁신’도 개발자들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오고 있다. 스마트폰 판매 순위가 자고나면 바뀌는데다, 애플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점에서 갤럭시S3는 향후 시장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아이템인 셈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쫒아 온 삼성전자 위상도 더 이상 올라갈 계단이 없기 때문에 갤럭시S3는 전 세계 모든 소비자가 놀랄 신기술과 혁신이 녹아들어야 한다.
이는 지난 10일 미국 소비가전전시회(CES)에서 이 회장이 “앞으로 몇 년, 십 년 사이에 정신을 안 차리고 있으면 금방 뒤지겠다 하는 느낌이 들어서 더 긴장된다”는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또 갤럭시 시리즈를 시장을 선도할 만한 제품으로 꼽으면서도 “이런 것에 만족하지 말고 더 다양한 분야에서 더 깊이, 더 넓게 가져가야 되겠다”는 내용이 갤럭시S3를 개발하는데 부담으로 작용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과 지난해 2월 MWC에서 갤럭시S, 갤럭시S2를 각각 공개했다. 당시 휴대폰 시장은 스마트폰이 도입기인데다, 4G LTE 서비스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어 모바일 업계에 많은 이슈가 생산됐다.
그러나 올해 MWC에서 시선은 오직 ‘갤럭시S3’에 집중 돼 있다. 그만큼 올해 모바일 시장에서 눈에 띄는 이슈가 없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까지 갤럭시S3를 MWC에 공개할지 여부와 구체적인 사양, 디자인은 결정된 것이 없다”며 “다만 갤럭시 노트에서 S펜 등 차별화로 성공한 만큼 분명한 사용자 환경 개선 작업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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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