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해 저조한 실적으로 궁지에 몰린 헤지펀드로 최근 자금이 밀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장기 투자자인 보험사들이 헤지펀드에 뭉칫돈을 투입하고 있다.
초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마땅한 투자 자산을 찾기 어려운 상황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보험사 FM 글로벌은 올해 헤지펀드에 105억 달러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난해 운용 수익률이 기대치에 크게 못 미쳤지만 헤지펀드가 분산 투자 효과를 높이는 데 유리하고, 역사적인 수익률이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다.
부동산 및 재해 보험에 주력하는 하트포드 파이낸셜은 만기 도래하는 채권의 원금을 상환, 헤지펀드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로이즈의 보험 계열사는 40억달러 규모의 포트폴리오 가운데 헤지펀드에 10% 비중을 두고 있다. 지난해 손실을 봤지만 비중을 줄이지 않을 계획이다.
FM 글로벌의 수석 부사장은 “올해 헤지펀드로 10%에 가까운 한 자릿수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며 “국채를 포함한 채권 수익률보다 매력적인 수준”이라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채권 거래에 주력하는 보험사는 초저금리로 인해 극심한 운용 수익률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채권 수익률로는 보험금 지급과 수익 창출 목표 수준을 달성하기 벅차다는 지적이다.
특히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014년 말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보험사 자금운용자들은 고수익 투자자산을 물색하는 데 혈안이다.
매니저들은 특히 투기등급 채권과 메자닌, 매크로 트레이딩과 같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신용거래에 높은 관심을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시장조사업체인 헤지펀드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헤지펀드로 순유입된 자금은 707억 달러로 집계됐고, 평균 5%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08년 이후 최악의 성적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반전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헤지펀드는 2.6% 수익률을 기록해 지난 18년간 1월 기준 최고 운용 성과를 올렸다.
케이시 커크 앤 어소시어츠의 대니얼 셀레진 파트너는 “사모펀드나 부동산 리츠에 비해 헤지펀드가 유동성 측면에서 매력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