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F, CMA 등 단기성 자금 유입 추정
[뉴스핌=노희준 기자] 국내주식형펀드에서 13거래일째 환매 행진이 이어지면서 이탈된 자금의 향방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주식형 환매 자금이 다른 투자형 상품보다는 머니마켓펀드(MMF)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등 대기성 자금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증시 오름세가 펀더멘탈 개선보다는 '돈의 힘'에 의한 유동성 때문이라는 점에서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27일 금융투자협회(금투협)에 따르면, 올해 연초부터 지난 23일까지 국내주식형펀드에서는 총 4조 4924억원이 순유출됐다. 지난 1월에는 총 2조 7382억원이, 이번달 들어서는 1조 7542억원의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지난달 26일 유진자산운용의 사모펀드에서 1조 3000억원이 이탈된 것을 제외하더라도 3조 2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흘러나간 셈이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글로벌팀장은 "펀더멘탈이나 경기회복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가가 급등하면서 나온 환매"라며 "환매 자금이 다른 펀드 등 투자형 상품으로 가지 않고 증시 조정을 기회로 매수하려는 MMF나 CMA 등 대기성 자금에 유입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굳이 투자상품이라고 하면 주가가 빠지더라도 안정장치가 있어 높지는 않지만 적정수익률을 내는 주가연계증권(ELS) 등으로 자금이 이동했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금투협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지난 23일까지 해외주식형펀드에서는 6240억원이 순유출됐다. 파생상품펀드(-4380억원), 채권형펀드(-3480억원), 혼합형펀드(-1330억원)도 모두 자금 유출을 겪고 있다.
반면 머니마켓펀드(MMF)에선 14조 9720억원의 뭉칫돈이 들어왔고, 부동상펀드, 실물펀드, 재간접펀드, 특별자산펀드 등을 합친 기타상품펀드에서 4410억원이 불어났다.
CMA잔고 연초 39조 3837억원에서 지난 23일 41조 3641억원으로 늘어났다. 약 1조 9804억원이 순유입된 셈이다.
ELS 자금 흐름도 이런 해석을 뒷받침해준다. 금투협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현재 ELS발행 실적은 3조 2984억원이었다. 반면 지난 21일까지 ELS는 5조 8255억원이 발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약 2조 5271억원 가량이 증가한 것이다.
직접 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으로 환매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단기 급등에 따른 지수 부담으로 한번은 찾아올 증시 조정기를 노리고 직접 투자를 위한 실탄을 마련해두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 놓은 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23일 기준으로 20조 2625억원을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달 2일(17조 4625억원)에 비해 2조 8000억원 가량이 늘어난 수치다.
자문형 랩으로의 자금 이동 상황은 없을까?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 12월 말 현재 자문형 랩 잔고는 6조 321억원 수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으로 자문형 랩 잔고는 6조 209억원으로 추정돼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이 팀장은 "재작년에 펀드 환매 속에 자문형 랩으로 자금이 이탈한 것은 펀드 수익률보다 자문형 랩이 더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하반기 자문형 랩의 쏠림 포트폴리오가 가져온 수익률 급락 등에 대한 학습효과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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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