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사헌 기자] 올들어 강세를 보인 미국 증시가 최근 주춤하고 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발언으로 3월에 한바탕 홍역을 겪은 뒤 국제유가와 기업실적 전망이 부담요인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1분기가 종료되어 가면서 주요 기업들의 실적예고가 잇따르고 있는데, 최근 배런스의 보도에 따르면 월가의 기대치보다 분기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곳만 해도 S&P 기업들 중에 81곳이나 된다.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예고한 곳이 28곳이고 기대치를 충족할 것이라고 밝힌 기업은 10곳 정도.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고 예고한 기업의 비중이 이처럼 높았던 경우는 지난 2009년 1분기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라고.
미국 우량기업들의 실적은 계속 전년 동기 대비로는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전망은 제각각이다. S&P 캐피탈 IQ는 1분기 기업들의 주당 순익이 0.7% 증가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봤는데, 톰슨로이터/IBES는 3.1%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물론 이것도 한 해 전에 예상했던 16% 증가율과는 대조적이며, 불과 올해 1월까지만 해도 5.5% 증가율이 예상됐다가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 실적 기대치, 계속 내려가는 중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경기 회복세가 완만한데 기업 실적이 빠르게 신장될 수는 없는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한다. 노던트러스트의 수석투자전략가는 과거에도 강세장이 전개될 때 전반기는 주로 실적 호재가 주도한다면 후반기는 그것보다는 주로 가치평가 확장에 의한 것이 많았다고 주장했다.
지금 미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988년 이래 중간치보다 약 20% 낮은 수준이다. S&P 캐피탈 IQ의 샘 스토발 수석증권분석가는 "3년 간 경기 확장세가 전개되는 상황에서, 지금은 그 회복 속도가 반감되는 상황에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실적이 강력했기 때문에, 올해는 기저효과에 따라 부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기업의 분기실적 예상치 수정이나 사전 예고는 전체 기업들 중 일부만 하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전체 그림을 그리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4분기 어닝시즌에서 월가 기대치를 상회한 업체의 비중은 62% 정도인데, 이것도 2008년 4분기 이후 최저 비율이었다.
올해 1분기 사전 실적 예고에서는 헬스케어 업체들의 하향조정이 15건이나 되는 반면 상향조정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어 두드러졌다. 백스터인터내셔널과 카디날헬스, 머트 등이 예상치를 하향조정했는데, 당장 정가의 건강보험 개혁이 영향을 준 것은 아니지만, 파급효과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톰슨로이터의 분석가는 지적했다.
임의소비와 공업부문에서도 실적 하향 조정이 있었고, 첨단기술 쪽에서도 17곳이나 기대치 미달을 경고했는데 반대로 기대치 상회 예상한 곳도 13곳이나 됐다. 특히 애플은 주당 8.50달러 순익을 예상해 월가 예상치 8.03달러보다 크게 높았다.
한편, 애널리스트 전체로 보면 S&P 기업들의 올해 전체 실적이 약 6%~8% 정도 신장될 것이라고 예상되지만 또 상당수 전문가들은 기업실적이 거의 나아지지 못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 강세장 후반은 실적보다는 가치평가 확장이 주도
전체적인 예상치도 낙관론자들이 올해 4분기 실적이 16% 신장될 것이란 기대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쪽에는 아직 기대가 상당히 높은데, 국제 유가가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S&P의 스토발 수석은 "연말까지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 곡선을 그리게 된다면 증시가 후퇴하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노던트러스트의 투자전략가는 "포트폴리오 내 위험 비중은 평소와 같이 하되, 금 비중을 약간 늘리고 미국 주식과 고수익채를 비롯한 회사채 쪽에 부중을 두라"고 충고했다. 그는 또 업종 중에서는 "첨단기술, 에너지, 임의소비업종 중에서 매출이 강력하고 비용이 통제되는 업체를 고를 것"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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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