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순환 기자] 삼성전자 전 협력사의 채권자들이 호텔신라 객실을 점거농성하는 상황이 이틀째 진행중이다.
아직 물리적인 충돌등 불상사는 없지만 농성 중인 사람들의 주장이 관철되지 못하면 어떠한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는 우려되는 상황이다. 객실 입구에 인화물질을 뿌렸다는 말도 나온다.
호텔신라 14층 특정 객실을 결과적으로 불시 점거한 사람들은 삼성전자의 전 협력사인 '엔텍'의 직원과 채권자들이다.
기자는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건물 근처에서 '엔텍'의 시위를 자주 목격했던 터라 이들이 지난 3일 호텔신라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는 소식에 일시 당황했다. 왜 호텔신라로 갔을까에서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지난 1년여동안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며 그래서 삼성전자와 계열 관계인 호텔신라의 객실 점거농성을 사전모의한 것으로 보인다. 10~20여명의 농성자들이 유인물을 뿌리며 배상요구 등 억울하다는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들의 농성 직후 삼성전자는 그동안 침묵을 깨고 '엔텍'과의 과거사와 소송 중인 사실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엔텍이 서류조작등 일종위 위계행위를 했기에 협력사 관계를 정리했다고 한다.
이후 엔텍측은 장기 시위를 했고 이에 삼성측은 지난해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했다. 삼성전자는 농성자들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걸 강조했다.
물론 아직 양측의 주장을 따지는 법원에서 누구의 손을 들어줄 지는 지켜봐야 한다. 대기업과 한때 협력사 관계였던 작은 납품사의 대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견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방법으로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는지 다시 한번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지금 양측이 법적 다툼을 진행중인데 말이다.
삼성전자는 국내의 최대 기업인 만큼 특정 단체나 개인들이 여러가지 이유를 가지고 농성을 하거나 시위을 벌이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띈다.
농성하는 사람들 스스로는 억울하고 불만이겠지만 농성 자체만으로 사건의 잘잘못을 따지거나 여론의 관심을 받기 어려운 게 또 현실이다.
이유야 어찌됐든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정당성을 표현하는 것은 자신의 의견관철보다는 '역 효과'가 더 클 수도 있다.
특히, 법적 소송중인 상대방이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이 현안과는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단지 계열사 관계인 호텔신라에서 농성하는 것은 애궂은 제3의 피해자를 만든다는 점에서 안타깝다.
선거정국에서 반(反)재벌 정서가 일부 확산되는 것을 기화로 자신의 이익확보를 위해 재벌을 무조건 공격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자칫 생떼를 쓰는 모양새로 비춰지면서 농성자들의 진의가 더욱 곡해될 수도 있다.
최근 선거 정국에 들어가면서 많은 정치인이 표심을 잡기 위한 공약으로 대기업 규제와 동반성장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에 여기저기에서 대기업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
물론 대기업이 잘못한 것은 고쳐야 한다. 하지만 자기만의 주장을 밀어부치기 위해 무작정 시류를 이용해 '재벌'을 구호의 하나로 쓰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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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장순환 기자 (circlejang@newspi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