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올해 미국 증권 시장의 상승 랠리를 이끈 미국 대형은행들이 은행들 분할을 주장하는 정치권과 규제 당국의 공세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격도 만만치 않다.
한 유력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에게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씨티그룹, JP모건 체이스 등 월가의 대형 3개 은행이 현재의 상태로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고 지난 3일 미국 CNBC방송이 보도했다.
대형 은행들이 분할되면 일부 반대론자들 조차도 투자자들에게 보다 매력적이라고 인정하는 속칭 '모노라인' 등 한 가지 분야에만 촛점을 맞춘 기관이 이들을 대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1999년 금융지주회사를 통해 은행, 증권 등의 겸업을 전면 허용한 금융서비스현대화법(Gramm-Leach-Bliley Act) 도입 덕에 나타난 현재의 '종합금융슈퍼마켓(financial supermarket)' 체제와 반대되는 것이다.
대형은행을 해체하자는 주장은 다소 극단적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동안 미국 경제를 하향세로 이끌었던 소위 '대마불사(too-bog-to-fail)' 기관들을 향한 대중들의 적개심을 고려해보면 그리 설득력이 없는 것도 아니라는 평이다.
특히 대형은행 해체를 주장하고 나선 이들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로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꼽히고 있다.
피셔 총재는 이번 주 방송 대담을 통해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하고 미국 경제가 안정화를 보이고 있는 지금이 금융 위기를 일으킨 주범을 뿌리 뽑을 적기라고 주장했다.
대형 금융기관들이 금융 위기 당시 구제 금융 명목으로 정부로부터 수백억 달러의 자금을 융통한 후 덩치를 불리는 데만 급급해, 이것이 결국 미국 금융시스템에 큰 위협이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상위 5개 금융기관의 예금 집중도가 52%에 달한다"며 "이는 금융 위기 전에 비해 대형은행으로의 집중도가 훨씬 강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피셔 총재는 지난 1996년 예금자산을 3억 5000만 달러 이상 보유한 은행은 한 군데도 없었던 데 비해 비해 2006년 기준 4개의 대형 은행들이 보유한 돈은 1조 달러 이상, 3개의 대형 은행을 더 포함하면 5억 달러 이상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키프, 브루예트 &우즈의 자료에 따르면 이어 2011년에는 JP모건과 뱅크오브아메리카가 각각 2조 달러를 넘겼고 씨티와 웰스 파고도 각각 1조 달러, 골드만 삭스와 모건스탠리가 각각 5000억 달러 이상을 넘겼다.
그러나 신중론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금융업종 애널리스트인 모쉬 오렌부치는 "대형 은행들이 없다면 위기 극복이 불가능한 허약한 금융시스템을 가질 수 있다"며 "대형 은행들이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많은 증거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KBW의 프레드릭 캐논 애널리스트는 금융 부문이 위기 이후면 의례 규제완화에서 규제강화로 넘어오는 유사한 싸이클을 밟는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시장에는 금융위기 이전에 비해 소수의 금융기관들만 남게 된다는 것.
그는 "현재 금융서비스 산업은 '수익성 약화' 주가 내에 있다"며 "역사적으로 이 주기에서는 대형 복합기업들이 해체돼 왔다"고 설명했다.
역사적으로 금융산업은 지난 1996년에서 2006년 까지 통합 과정을 거쳤고 2006년 이래 또다시 통합을 거친 다음 현재는 해체 주기 상에 있다는 것이다.
댈러스 연방준비은행도 지난 3월 보고서를 통해 '대마불사' 회사들을 해체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댈러스 연준은 이 회사들을 해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스타급 금융업종 애널리스트 딕 보브는 정부가 이를 고려하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 나라에는 법이라는 것이 있다"며 "그저 어떤 회사에 간 다음 '우리가 해체하고 싶기때문에 당신들은 해체해야 한다'라고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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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