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심 발언'이후 여론 추이 지켜보는 듯
[뉴스핌=배군득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6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출근하지 않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빠짐없이 화요일과 목요일 출근을 지켜오던 이 회장이 모습을 비추지 않은 것이다.
지난 24일 이건희 회장이 상송관련 소송과 관련된 질문에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배군득 기자> |
일각에서는 지난 24일 형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누나 이숙희씨를 상대로 작심발언 한 것에 대한 부담이 가중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돼고 있다.
삼성그룹은 최근 이 회장의 발언에 대한 시중의 여론과 사회 각계 각층의 의견을 취합해 '있는 그대로'의 최근 흐름을 그룹 수뇌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 이 회장 출근 시간이 부쩍 빨라진 탓에 이날도 20여명의 취재진이 새벽 6시부터 출근 모습을 스케치 하기 위해 몰렸다. 그러나 20여분이 지나 출근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 회장 거취를 놓고 분석이 오갔다.
삼성 안팎에서는 지난 24일 작심발언이 하루 사이에 트위터, 페이스북 등 각종 SNS에서 큰 이슈가 됐고,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서도 이 회장과 삼성가 형제들간 오가는 발언을 ‘막장 드라마’에 비유할 정도로 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지면서 조용히 추이를 지켜보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또 이 회장 발언 후 아직까지 이맹희-숙희씨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데다, 공식석상에서 불필요한 행동을 자제하겠다는 암묵적 메시지도 담겨 있다.
삼성가 소송 문제가 더 이상 집안 싸움이 아닌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데 대한 부담도 정기출근 지연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 회장의 두 번의 작심발언으로 재계 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적 측면에서도 삼성가 소송은 결말이 어떻게 날 것인지 벌써부터 관심이 솔리는 대목이다.
재계에서는 평소 공식 자리에서 좀처럼 입장 표명이나 말을 아끼는 이 회장이 사회적 파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발언한 내용의 수위가 생각보다 강했다는 점에서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들이 서둘러 수습책을 내놓은데 대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최근 이 회장 발언등 소송전과 관련한 사회 각계 각층의 여론을 취합해 수뇌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국민의 정서적 흐름 및 여론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판단에서다. 법률적 검토와는 별개로 정무적 판단을 위한 여론추이도 중요하다는 의미에서다.
그만큼 현재 이 회장 발언에 대한 관심과 시선이 좋지 않다는 점을 삼성 수뇌부에서 인식했다는 것이다. 당분간 언론과 접촉을 줄이고 대외적 활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도출됐을 가능성이 크다는게 재계의 분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회장 발언 직후 정치권과 사회, 해외 외신까지 긍정보다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은 분위기를 가라앉히기 위해서라도 이 회장이 당분간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 회장 발언(24일) 당시 삼성 임원진 사이에서도 발언 수위를 놓고 적잖게 당황한 것으로 안다”며 “임원진이 대응책을 모색하기 전까지 서초사옥 출근을 강행할지 지켜볼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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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배군득 기자 (lob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