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2차 구제금융 지원으로 위기를 모면한 그리스가 불과 2개월만에 다시 벼랑 끝으로 몰렸다.
그리스 정부는 200억 엔(2억 5000만 달러) 규모의 2016년 만기 채권에 대한 이자를 지급할 것인가에 대한 입장을 30일 이내에 밝혀야 한다. 이자 지급일은 8일(현지시간)이며, 금리는 4.5%다.
또 10년 전 발행한 4억 3600만 유로(5억 5500만 달러) 규모의 변동금리 채권에 대한 상환 여부를 오는 15일까지 밝혀야 한다.
그리스가 이를 상환하지 못할 경우 유로존 부채위기는 한층 더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그리스 정부가 이를 상환하더라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채권은 그리스의 국채스왑(PSI)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이를 상환할 때 PSI에 참여한 채권자들의 비판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방코 히포테카리오의 마리오 클레저 부회장은 “이번 이자 및 채권 만기는 그리스 정부에 상당한 난제”라며 “이를 상환할 때 커다란 손실을 감내한 PSI 참여 채권자들이 강력하게 비난을 쏟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가 이번 만기에 이자와 채권 원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아르헨티나와 같은 사태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일부 외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그리스 정부가 채권자들에게 국채스왑을 제안할 움직임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그리스가 더 이상 구제금융이나 채무조정과 같은 기회를 바랄 수는 없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의 의견이다.
엑소틱 홀딩스의 가브리엘 스턴 이코노미스트는 “채권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거나 디폴트를 내거나 두 가지 시나리오 이외에 달리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며 “다른 방법을 모색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그리스가 상환에 실패할 경우 실물경기에 미치는 타격도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ITC의 안드레아 쿠트라스 애널리스트는 “정부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상황에 그리스에 투자를 단행할 민간 기업이나 투자자가 있을 리 없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