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17일(현지시간)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한 단계 강등했다.
그리스가 유로존 회원국 지위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등급 강등을 결정했다고 피치는 밝혔다.
피치는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는 6월 2차 총선을 앞둔 가운데 그리스의 정치권이 긴축안에 강력한 반대 의사를 내비치고 있고, 연정 구성에 실패하는 등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중앙은행(ECB), EU의 지원에 대한 협조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또 오는 6월 선거에서도 그리스 정치권이 연정 구성에 실패하고, 구제금융 합의안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유로존에서 탈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피치의 그리스 등급 강등은 금융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가했다. 장 초반 이후 약세 흐름을 보인 뉴욕증시는 막판 낙폭을 크게 확대했고, 국채 수익률도 마감을 앞두고 급락했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존스 지수는 156.06포인트(1.24%) 급락한 1만2442.49에 거래를 마쳤고,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9.94포인트(1.51%) 떨어진 1304.86을 기록했다.
국채시장에서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6bp 급락한 1.70%에 거래됐고, 30년물 수익률 역시 10bp 급락한 2.80%를 기록했다. 5년물과 7년물 수익률은 각각 1bp와 4bp 하락했다.
한편 영국 경제경영연구센터(CEBR)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1조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무질서한 탈퇴가 현실화될 때 유로존 GDP의 5%에 해당하는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