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경제위기 속 해외行 재계 주목
[뉴스핌=이강혁 기자] 삼성의 경영진은 미국을, 현대차 경영진은 중국행을 예정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각 기업의 경영 전반에 우려감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서 더욱 그렇다.
삼성은 이미 전사적인 위기 대응체제에 들어간 상태이고, 현대차도 세계시장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24시간 실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강화는 중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삼성과 현대차 경영진의 일련의 해외행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는 게 재계의 시선이다.
12일 삼성, 현대차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대표 경영진들은 이날부터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윤부근 CE담당, 신종균 IM담당, 한명석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전무) 등이 미국 실리콘벨리로 향하기 위해 출국을 준비하고 있다.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은 전날 출국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장들이 미국에 가는 것은 맞다"면서 "각자 맡은 일을 하기 위해 출국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사장단의 미국행은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의 주문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회장이 삼성전자 사령탑을 맡고 있을때부터 계획됐던 출장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이끄는 핵심 사장단이 한꺼번에 미국행에 오른 것은 연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박람회(CES)를 제외하고는 이례적인 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구체적인 미션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미국시장이 그만큼 삼성전자에게 중요한 시장이라는 해석은 충분히 가능한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글로벌 시장의 중심으로 미국시장을 꼽아왔다. 반도체를 비롯해 휴대폰과 가전 등 완제품까지 미국은 삼성전자에게 최대 판매처이자 최대의 경쟁구도를 형성하는 시장이다.
힘의 균형을 유지하며 치열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애플과의 전면전에서도, 글로벌 가전기업인 월풀과의 경쟁도 미국시장이 글로벌 전체 시장의 판도를 바꿀 핵심 시장이다.
유로존 문제에 따른 글로벌 경제위기의 해법찾기가 당연히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구체화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최근 심각한 경제위기에 직면해 있는 유럽시장을 둘러보고 돌아온 뒤 최지성 부회장은 미래전략실장에 전격적으로 발탁했다. 제2의 신경영에 준할 만큼의 혁신적인 변화를 만들라는 특유의 강한 주문으로 사실상 그룹 전반에 비상을 선포한 상태다.
그룹의 주력인 삼성전자에게는 이런 주문의 선봉에 서서 현안을 헤쳐나가야하는 과제가 분명하다. 이번 경영진들의 미국행 역시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위기 대응의 일환임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현대차 경영진도 이런 흐름에서 예외는 아니다. 유럽시장의 판매가 올해 들어서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긴장의 끈을 풀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 전반에 대한 위기감은 실물경제의 파급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장기적인 침체에는 소비심리가 줄어들기 마련이다.
이미 지난 3월 정몽구 현대차 회장이 유럽시장을 점검하고 돌아온 뒤 유럽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으라고 주문한 것도 유럽의 해법찾기가 글로벌 시장 전반의 위기감을 헤쳐나갈 해법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 등 신흥시장은 현대차에게 결코 간과할 수 없다.
현대차는 다음달 중국 북경의 제3공장 준공식을 앞두고 있다. 이미 양산체제에 들어간 상태이지만 특별히 준공식을 열어야 한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크다고 한다.
예정된 준공식에는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포함해 그룹의 주요 경영진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경영진의 중국행이 단순히 3공장 준공식 행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유럽이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고 있는 상태에서 중국의 경제침체에 대한 우려를 파악하고 대응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폭스바겐, GM, 토요타 등 글로벌 톱메이커들의 신흥시장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중국은 이들과 맞서 반드시 수성 경쟁을 벌여야 하는 핵심이다. 중국에서 밀리면 동남아는 물론 남미 등 신흥시장의 성공도 기대하기 어렵다.
최근 현대차 3공장 준공식과 기아차 염성 제3공장을 준비하는 일련의 과정, 여기에 중국 상용차 합작공장 착공을 전격적으로 결정하는 등 현대차가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이번 경영진의 중국행을 예사롭지 않게 보게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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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