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반세기만의 최악의 가뭄이 미국의 25%를 강타한 가운데 곡물 재고량이 3년째 감소할 전망이다.
곡물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지난 2007~2008년과 흡사한 식량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UN에 따르면 7월 시리얼 가격이 17% 급등, 2008년 4월 사상 최고치와 거리를 대폭 좁혔다. 설탕 가격이 12% 급등했고, 기름 가격도 2% 상승했다.
UN은 국제 유가 상승과 극심한 가뭄, 주요 곡물 생산국의 수출 규제 등이 한꺼번에 맞물리면서 곡물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이에 따라 2007~2008년 경험했던 식량 위기를 다시 한 번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집트와 아이티 등 일부 국가에서 폭동이 불거질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중서부를 중심으로 한 가뭄으로 인해 옥수수와 콩 등 주요 곡물 가격이 지난달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전반적인 식품 가격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가 가뭄으로 곡물 생산이 감소한 데 따라 수출 규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번지면서 곡물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UN에 따르면 올해 주요 곡물 재고가 3년째 감소할 것으로 보여 가격 상승이 진정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UN은 옥수수와 밀, 콩, 쌀의 재고 물량이 2013년 수확 전 1.8% 감소해 4년래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의 밀 재배 환경이 1988년 이후 최악의 상황인 데다 인도 역시 몬순 강우량이 평년에 비해 20% 밑돌고 있어 우려를 높이고 있다.
하비스트 캐피탈 스트래티지의 켈리 위스브록 펀드매니저는 “올 연말이면 옥수수가 넘쳐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가뭄으로 인해 전망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며 “갈수록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미국의 가뭄은 1956년 이후 최악의 상황이며, 극심한 가뭄의 피해 지역이 미국 전역의 25%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 밀 가격은 연초 이후 40% 이상 급등했고, 콩과 옥수수도 각각 32%와 2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