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오희나 기자] "일시적인 실적 악화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여서 심각하다."
국내 증권사들은 1분기(4~6월) 악화된 실적보다 갈수록 떨어지는 수익성 때문에 고민하고있다.
14일 금융정보제공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07~2011년)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연결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는 지난 2007년 정점을 찍은 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대우증권의 ROE는 2007년 14.88%에서 2008년 7.30%로 반토막난 후 작년 4.98%까지 내려 앉았다. 5년새 1/3 수준으로 악화된 셈이다.
같은 기간 삼성증권도 16.96%에서 5.74%, 우리투자증권도 14.29%에서 5.43%로 각각 떨어졌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21.04%에서 5.27%까지 급락했으며, 현대증권도 9.93%에서 4.80%까지 내려앉았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환경이 악화되고, 작년말 대형증권사들의 대규모 증자로 ROE가 하락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사수는 62개로 급증한 상황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사업 포트폴리오가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수수료 인하 경쟁이 나타난 것.
브로커리지를 주업무로 하는 동질적인 서비스에다 온라인(HTS) 거래 확대로 인해 수수료가 원가 수준까지 떨어졌다. 또 모바일트레이딩(MTS)이 도입되면서 '무료' 경쟁까지 벌이자 증권사들의 실적은 직격탄을 맞았다.
증권사들이 수익 다각화를 위해 시작한 기업금융(IB) 분야 역시 격화되는 경쟁으로 인해 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은 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데 신규 수익원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며 “이미 선진금융시장의 사례에서 보듯이 브로커리지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자산관리나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사업위주로 재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부분에서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큰 그림에서 보자면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브로커리지가 영업수익의 4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수수료율 하락과 거래대금 감소에 직격탄을 맞은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의 플레이어들이 많은 상황에서 제공하는 상품이나 마케팅이 비슷해 차별화가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고령화 시대에 진입함에 따라 금융상품 수요가 증가해 상품과 자산관리 서비스가 다각화가 되면서 차별화될 여지는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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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오희나 기자 (h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