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銀만 부실비율 상승세에 규모도 커, 부실 우려 심각
- 금감원-은행들, 부실채권비율 1.3% 놓고 사정에 맞게 조율 중
[뉴스핌=한기진 기자] 금융감독당국이 은행별로 부실채권 목표 비율(총여신에서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을 놓고 조율에 들어갔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올해 말 은행권 평균 부실채권 목표 비율을 1.3%로 결정하고 은행별로 지도비율을 결정하기로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은행마다 처지가 모두 달라 일률적으로 (부실채권비율을) 1.3%로 맞추기 어렵다”면서 “현재 논의 중으로 목표에 맞춰 부실채권을 매각하거나 상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6월말 현재 은행권 평균 부실채권비율은 1.49%로 3월말(1.51%)보다 소폭 감소했다. 은행들이 기존에 갖고 있던 부실채권 7조원 규모를 상각이나 매각으로 정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분기 신규부실이 6조9000억원으로 1분기 5조4000억원보다 증가하는 등 새로운 부실이 계속 늘고 있다.
은행별로 사정을 감안하지 않고 동일한 부실채권비율을 주문할 때 발생할 부작용을 금감원은 고민하고 있다. 가장 많은 기업금융을 하는 우리은행이 지도비율을 맞추기 위해 일시에 부실을 정리하면 거래 기업들 가운데 부실한 곳은 거의 모두 워크아웃(기업회생절차) 없이 곧바로 법정관리로 직행할 수밖에 없어, 기업을 살릴 수가 없고 대규모 해직사태가 불가피하다. 이를 막기 위해 금감원은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에는 1.3%보다 높은 수치를 주문할 전망이다.
부실채권비율은 우리은행이 시중은행에서 가장 높은 1.77%이고 국민은행이 1.64%로 뒤를 잇고 있다. 반면 신한은행은 1.31% 하나은행은 1.03% SC은행은 1.30%로 이미 금감원의 목표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부실채권비율을 급격하게 낮추면 워크아웃을 추진 중인 기업들이 어려움에 빠져 은행 입장에서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실채권의 큰 원인으로 아파트집단대출이 꼽히고 있지만 담보가 잡혀있는 등 전체적으로 보면 채권보증에 문제가 없다”면서도 “신규여신를 철저히 심사하면서 여신을 관리하는 중”이라고 했다.
사정이 급한 곳은 NH농협은행으로 부실채권비율이 유일하게 전 분기(2.03%)보다 오른 2.11%인데다 그 수준도 가장 높았다. 6월말 총여신 147조5000억원 가운데 3조1000억원이 부실여신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실비율은 농협이 최고”라며 “정부의 지원을 받아 결국 부실채권 정리에 쓰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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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