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대'메는 인간적 고뇌도 한 요소
[뉴스핌=이연춘 기자]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시름이 깊어만 지고 있다. 채권단의 차입금 상황 압박의 강도가 점점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그룹 재무 건전성 강화를 위한 최종 결정을 오너 회장이 내려야 하는 입장때문에 개인적 고심도 크다는 게 그룹안팎의 전언이다.
그룹내 재무전문가나 정무적 판단에 도움을 주는 경영진들이 적지는 않지만 결국은 경영특성상 자신이 '총대'를 메는 형국이어서 더욱 그렇다. 그룹 총수들의 일반적인 말못할 외로움을 윤 회장도 느끼고 있는 것이다.
현재 윤 회장은 웅진코웨이 매각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유동성 위기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다.
웅진홀딩스는 웅진코웨이 인수자로 KTB PE를 선정했다가 특수목적법인(SPC) 설립과 자금 유입이 늦어지자 MBK파트너스로 변경했다.
그만큼 서둘러 자금을 확보해야 했다.
오는 9월말 웅진코웨이 매각 대금이 유입되면 수렁에 빠진 계열사 지원에 나설 방침이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2분기부터 시작된 태양광 업계의 치킨게임이 지속되는 가운데 실적악화가 심화되고 있어서다.
웅진홀딩스는 올해 상반기 말 연결 기준 1조9000억원대의 차입금을 안고 있다. 단기차입금만 6000억원대다. 또 웅진홀딩스가 지급 보증을 선 극동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차입금 만기에도 대응해야 한다.
이에 따라 추가로 선택한 카드가 웅진홀딩스의 유증과 웅진폴리실리콘 매각이다.
IB(투자은행)업계 일각에서는 웅진폴리실리콘 매각설까지 제기되며 당초 웅진코웨이를 팔아 태양광을 살리겠다는 윤 회장의 계획도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를 매각하는 대신 교육출판과 태양광에너지 사업을 미래의 캐시카우로 키울 계획이었다.
웅진폴리실리콘은 지난 2010년 만기 5년의 금리 6.05% 수준으로 우리은행, 정책금융공사 등에서 3100억원을 자금을 빌렸다.
그러나 폴리실리콘 가격이 폭락하고 웅진폴리실리콘의 재무구조가 악화되자 대주단은 만기 전 대출금 상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웅진홀딩스는 23일 유상증자와 웅진폴리실리콘 매각설에 대해 모두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웅진홀딩스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명의로 신디케이트론 3100억원을 대출받았는데 부채 요건이 오버된 상태"라며 "현재 채권단의 상환요청에 폴리실리콘 매각 등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태양광 업황이 좋지 못해 웅진폴리실리콘 매각의 성공 여부는 미지수지만 그룹 전체에 대한 재무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윤 회장의 뜻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웅진코웨이 매각 대금이 계획대로 9월 말 유입되고 유상증자도 성공하면 웅진그룹의 급한 불은 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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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