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은지 기자] 허리케인 아이작과 베네수엘라 아무아이 정유 공장 폭발사고로 휘발유 가격이 4개월래 최고치로 치솟는 가운데, 이것이 11월 미국 대통령선거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휘발유 9월물은 7.68센트, 2.5% 상승한 갤런 당 3.154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 4월 30일 이래 최고치다.
미국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무연휘발유 소매가격은 갤런당 3.756달러까지 오르면서 5월 7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갤런당 4.138달러를, 코네티컷은 3.973달러를 나타냈다.
전미 휘발유 소매가격 평균치는 26일 현재 갤런당 3.75달러로 시점 상 비교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추세는 9월 3일 노동절 연휴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유류 가격 상승은 지난 25일 있었던 베네수엘라 아무아이 정유소의 폭발사고가 채 수습되기도 전에 아이작이 미국 루이지애나 해안가를 강타한 것이 배경이다.
엑손 모빌, 필립스 66, 발레로 에너지 등 걸프만 인근 지역 정유공장들이 잇따라 생산 시설을 폐쇄하고 있어 당분간 가격 상승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역 6개 원유 공장의 일 평균 휘발유 생산량은 115만 배럴로 미국 생산량의 6.7%를 담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의 관심은 원유 가격 상승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가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와 전략 비축유 방출 여부 등에 옮겨가고 있는 상황.
오바마 대통령은 정유 업계에 대한 보조금 삭감을 공언하고 있어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3월 원유 관련 전략을 발표하면서 석유는 '과거의 연료'라며, 정유업계의 보조금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비해 지난주 발표된 롬니 후보의 에너지 관련 공약에 따르면 롬니 후보는 북미 대륙을 2020년까지 에너지 자급자족지대로 만들고, 미 동부 연안 및 대륙에서 원유 및 천연가스 등 에너지 생산량을 크게 늘릴 것을 약속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에너지 정책과는 명백히 대비되는 정책을 내세우며 고유가로 위축된 민심을 잡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조만간 전략 비축유를 방출하지 않겠느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IAF 어드바이저스의 카일 쿠퍼 연구원은 "태풍이 오바마의 잘못은 아니"라면서도 "맞든 틀리든, 원유 가격 상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유 시설들이 물에 잠겨있는 한 오바마 대통령의 모든 공약이나 선전이 힘을 발휘하긴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오바마 정부로써 남은 선택지는 전략 비축유 방출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 정부의 전략 비축유 양은 7억 2700만 배럴로 세계 최대 수준.
쿠퍼 연구원은 그러나 정유 시설 폐쇄가 장기간 계속될 경우 전략 비축유 방출이 휘발유 가격을 내리는데 일조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전략비축유 방출이 심리적으로 원유 가격 하락에 일조할 수는 있겠지만 이 것이 휘발유 가격 인하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미 국립 허리케인 센터에 따르면 아이작은 이날 뉴올리언스에 상륙했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아이작의 영향으로 멕시코만 일대 미국 원유 생산업체들은 하루 원유 생산량의 93%, 천연가스 생산량의 66%를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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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