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이강규 기자] 9월은 연중 증시가 가장 부진을 보이는 달이다.
그래도 올해는 8월의 마지막 날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추가 통화부양의 가능성을 살려 놓은 탓에 뒷바람을 안고 시작한다.
버냉키는 31일 잭슨 홀 연례 심포지엄에서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행동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는 발언으로 추가 양적완화의 문을 계속 열어 놓았고, 이것이 스페인 정부가 은행권 개혁을 승인했다는 소식과 결합해 8월의 마지막 거래일을 상승세로 장식했다.
이젠 유럽중앙은행(ECB)이 나설 차례다.
노동절로 하루가 줄어든 이번주는 비농업부문 월간 고용 보고서를 비롯한 중요한 거시지표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이보다 시장에 더 중요한 요인은 6일(목요일) 열리는 ECB 정책회의 결과다.
"유로를 보존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약속으로 증시는 8월 한달을 버텨냈다.
드라기가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를 매입할 것이라고 밝힌 뒤 시장은 ECB의 9월 정책회의를 손꼽아 기다렸다. 드라기의 약속이 정책회의에서 행동으로 구체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였다.
9월은 8월을 비교적 조용히 지냈던 트레이더들이 매도에 나서면서 변동성 수준이 높아지는 달이다. 전통적으로 9월은 긍정적이기 보다 부정적인 해가 많았다.
접전 양상을 띄울 것으로 예상되는 대선전과 시장을 뒤흔들 9월의 빅 이벤트들로 올해 9월도 예외가 되기는 어려운 것 같다. 하지만 반전 카드가 있다. 바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부양 약속이다.
미국의 경제지표 또한 관건이다. 최근 지표들은 전문가들의 낮아진 기대수준을 웃돌았다. 분석가들은 이같은 지표흐름이 증시의 긍정적인 촉매제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자료가 취약하게 나온다 해도 증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연준이 행동에 나서도록 부추기기 때문이다.
가장 주목을 받는 자료는 역시 금요일에 나올 비농업부문 8월 고용지표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12만개의 일자리가 늘어났을 것으로 점친다. 이는 여전히 더딘 고용성장 속도다.
고용 보고서는 12일과 13일 양일간 열리는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회의에 앞서 나오는 가장 중요한 자료의 마지막 조각이다.
연준 관측통들은 시행시기는 올 가을이 되겠지만 이번 9월 정책회의에서 추가 통화완화가 결정될 것으로 점친다.
4일의 자동차 판매 보고서와 6일의 공급관라지협회(ISM) 제조업지표 역시 관심사다.
연준과 대조적으로 ECB는 시장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 대단히 어렵다. 정치적으로 눈치를 살펴야할 대상이 너무 많다.
스페인은 구제금융을 요청해야 하고 ECB는 국채매입의 조건과 구체적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다음주에 덜컥 발표할 수 있는 성질의 사안이 아니다.
ECB의 9월 정책회의는 유럽의 새로운 구제기금인 유럽안정화기구(ESM)의 합헌성에 관한 독일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오기 전에 열린다.
전문가들은 독일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오는 12일 이전에 ECB가 무언가 조치를 취하기란 힘들 것이라 본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ECB가 재융자금리를 인하하거나 채권 매입에 관한 운을 뗄 것으로 짐작한다.
금요일의 랠리에도 불구하고 3대 주요지수들은 주간 적자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월간으로는 0.6%, 지난 석달간 5.6% 상승했다.
S&P500지수는 7일 1400선을 회복했다. 주간기준으로는 0.3% 내렸다. 월간단위로는 거의 2%, 지난 3개월간 7.4%, 올들어 11.9%의 오름폭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기술주가 거의 5% 상승한데 힘입어 8월에 4.3% 상승했다.
이번주에는 생각해야 할 것이 하 나 더 있다. 이번주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도 주요 헤드라인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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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