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지·개발가능성 갖춰야..분양가 높으면 ‘외면’
[뉴스핌=이동훈 기자] 최근 청약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제로 청약률’ 아파트는 여전히 속출하고 있다. 지역 호재가 충분한 지역은 청약률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엔 수요자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을 받고 있다.
청약 신청자가 없는 이른바 ‘제로 청약률’ 물량은 브랜드 파워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인근에 기반시설 및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대형브랜드라 해도 인근지역보다 분양가가 비싸면 수요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7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민영아파트 28개 단지가 분양돼 총 17개 단지가 청약접수 마감에 실패했다. 이중 한 곳이 청약률 제로를 기록했다. 청약자가 10명에 못미친 아파트도 4곳에 달했다.
양우건설은 전라북도 정읍 시기동에 ‘양우내안애(총 397가구, 일반 182가구)’를 분양했으나 청약자가 단 한명도 없었다. 지역적으로 수요가 충분치 않은데다 소형건설사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탓이다.
분양가가 비싸면 대형건설사도 외면을 받았다. 동부건설이 경기도 남양주시에 분양한 ‘도농 센트레빌(총 457가구, 일반 282가구)’은 청약접수 기간 내 2명이 신청했다. 도농동 초입에 위치하지만 3.3㎡당 분양가가 1100만원선으로 인근 아파트시세보다 비싼 편이다. KB국민은행 아파트시세에 따르면 올 3분기 이 지역 3.3㎡당 평균분양가는 843만원이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부동산 기대심리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고 이 지역 시세가 하락하다 보니 기대이하의 청약결과가 나왔다”며 “하지만 조합원 비중이 높아 잔여가구 분양엔 큰 부담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동아건설이 시공한 인천 ‘도화 신동아파밀리에’도 청약접수가 2건에 그쳤다. 또한 동아건설산업의 서대문구 홍은동 ‘동아 더프라임’, 천일개발이 시공한 부산 ‘영도 성우펠리체리움’은 각각 5명, 6명이 청약했다.
반면 한양이 공급한 세종시 ‘한양수자인 에듀그린’은 최고 9.5대 1, 평균 2.0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6개 주택형 모두 마감하는 성공을 거뒀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분양한 경상남도 ‘거제 엘크루 랜드마크’는 평균 11대 1의 청약경쟁률은 물론 계약일 동안 100% 주인을 찾는 기염을 토했다. 거제에서 10여년만에 공급됐다는 점과 구도심인 옥포권역의 중심의 뛰어난 입지 등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부동산써브 정태희 팀장은 “분양시장이 점차 살아나는 있지만 저렴한 분양가, 입지, 개발가능성을 갖추지 못하면 높은 청약률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특히 단기간에 시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낮은 분양가가 청약성패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