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1을 시작으로 국내 셰일가스 수입이 본격화 되면서 유관 사업이 적잖은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사진은 특정 기사와 무관함. |
E1이 셰일가스를 미국에서 수입하기로 결정하면서 본격적인 셰일가스 수입이 개시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E1은 미국 가스기업인 엔터프라이즈사와 셰일가스에서 나오는 LPG 물량을 수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E1은 2014년부터 분기당 4만5000톤씩 연간 18만톤을 들여올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한 270만톤의 6.7%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E1은 이번 수입계약 후 시장 상황을 봐가며 거래를 보다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E1의 셰일가스 거래가 시사하는 점은 국내에서도 셰일가스 도입이 가시화 됐다는 점이다. 이미 SK가스도 셰일가스 수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셰일가스의 가장 큰 장점은 국내 수입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중동지역 천연가스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셰일가스는 진흙이 쌓여 만들어진 퇴적암 세일층에 존재하는 천연가스다. 기존 전통가스와는 개발방식이 다를 뿐 화학적 구성은 동일하다. 셰일가스는 메탄 70~90%, 에탄 5%, 콘덴세이트(프로판, 부탄) 5~25% 규모로 구성돼 있다.
이중 메탄은 난방연료 및 발전용으로, 에탄은 석유화학원료, 콘덴세이트는 LPG 및 석유화학 원료로 사용된다.
셰일가스는 1800년대 발견됐지만 경제성이 없어 외면 받아왔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혁신적인 채굴기술이 개발되면서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셰일가스 매장량은 187.4조㎡으로 전세계가 약 59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 확인매장량이 31개국 대상 조사인 것을 감안하면 전세계 잠재 매장량은 635조㎡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이 셰일가스 개발을 주도하는 것은 미국이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연두교서에서 “셰일가스를 안전하게 개발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며 “미국은 백년간 공급할 수 있는 (새로운)자원이 있다”고 언급했을 정도다.
이에 따라 북미지역의 파나마 운하가 확장 개통돼 초대형가스운반선이 통과하게 되는 2014년부터는 셰일가스 수입이 보다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셰일가스의 도입이 가시화 되면 이에 따른 업계의 지형변화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큰 영향은 LPG 가격 하락에 따른 경쟁력 향상이다. 아직 셰일가스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향후 수입이 본격화 되면 LPG 가격은 10~20% 가량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사업에서도 셰일가스의 도입은 큰 전환기다. 셰일가스는 기본 화석연료 발전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어 청정발전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 발생량을 통제해야 하는 국가 위주로 셰일가스를 통한 청정화력발전이 급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석유화학 산업 역시 가스 원료 설비 중심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이미 지난 2006년 이후 북미 석유화학산업은 원가 하락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반면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고유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겪어왔다.
미국업체들은 셰일가스에서 파생되는 에틸렌 제조원가가 30% 이상 낮아진 반면 국내 석유업체들은 원유에서 파생되는 나프타를 중심의 사업을 지속해왔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셰일가스의 도입은 국내 정유업계에는 악재일 수 있다. 셰일가스가 본격적으로 에너지 시장에 침투하기 시작하면 원유를 포함한 에너지 전반의 가격 하락을 이끌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SK증권 손지우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셰일가스를 통해 에너지 가격의 하양안정화를 꾀하면서 정유업종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경기부흥을 통한 수요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정유업계는 유가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