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익률 기준 대우 삼성 우투순 높아
- 물량비중 큰 대우 수급차질 우려도
[뉴스핌=홍승훈 기자] "팔까 말까. 언제 팔지?"
요즘 대우증권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에 다니는 직원들의 고민이다.
지난해 말 증자에 참여했던 우리사주에 대한 보호예수가 1년여 지나 잇따라 풀리면서 이에 대한 대응을 놓고 고민이 커져가고 있다.
올초 한때 가졌던 증권맨들의 우리사주 대박 꿈은 상당부분 소멸되긴 했지만 그래도 개인별 수천만원에서 1억원을 넘는 등 우리사주 물량이 큰데다 현재로선 플러스 수익률이다보니 더 그렇다.
특히 증자 직후인 연초 급등했던 증권주들이 이후 유로존 위기와 글로벌 경기침체, 그리고 국내 악재가 잇따르며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어 지금 수익률이라도 건지기 위해 차익실현을 하려는 욕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한국형 헤지펀드 출범을 전후해 PBS(프라임브로커서비스) 자격을 얻기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 곳은 대우증권,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한국금융지주 등 5곳. 이 가운데 한국금융지주를 뺀 4개사는 직원들 대상으로 우리사주 청약을 받았다.
대우증권 우리사주가 2112억원 가량 물량 배정되며 규모가 가장 컸고, 우리투자증권(1272억원), 삼성증권(787억원), 현대증권(737억원) 순이다.
1년여가 흐른 최근, 당장 다음주 대우증권을 시작으로 4개사의 우리사주 보호예수가 풀리게 된다.
각사별 우리사주 수익률을 살펴보면 당시 신주발행가가 8230원이던 대우증권은 전일(8일) 종가 기준 수익률이 33.04%로 증권사 가운데서 가장 높다. 이어 삼성증권(14.35%). 우리투자증권(11.75%), 현대증권(-5.88%)다.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인 현대증권은 우선주를 받았기 때문에 6.5%의 배당을 받을 수 있어 이를 감안할 필요는 있다.
어찌됐던 플러스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의 수익률 체감도는 상당히 떨어진 상태다. 증자 직후인 연초에 급등하며 한때 우리사주 대박의 꿈을 갖기도 했는데 이후 국내외 악재가 이어지며 줄곧 내리막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더욱이 향후 불투명한 업황전망이 이어지며 보호예수 해제시 차익실현에 대한 욕구는 확대될 전망이다.
올 1~2월 기준으로 보면 대우증권의 우리사주 수익률은 77.4%,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도 50% 안팎의 고공 수익률을 기록했다. 현대증권도 40%에 육박했다.
당시 대출을 받아 증자에 참여했다는 대형 A사 한 차장은 "당시 사내 분위기 때문에 반강제적으로 증자에 참여했다"며 "그나마 연초 주가가 좋을때는 다행이다 싶었는데 이후로 대내외 악재가 잇따르며 보호예수 해제시점을 앞두고 주가가 많이 떨어져 걱정스럽다"고 전해왔다.
B사 과장은 "당시 1억원 가까이 대출받아 참여했는데 이자비용 등 기타요인을 감안하면 지금 수익이 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앞으로도 증권업황이 좋을 게 없어 보호예수가 풀리면 바로 팔 생각"이라고 귀띔했다.
이에 보호예수 해제가 몰려있는 11월 중순부터 12월 초순경 대우와 삼성, 우리투자증권 등 대형 증권주 수급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사주를 보유한 직원들 고민이 많다고 하는데 고민한다는 자체가 수급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특히나 수익률을 확보한 이들이 많은데다 향후 증권주 주가전망이 불투명하다보니 이참에 차익실현에 대한 욕구가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증권의 우리사주 보호예수 해제는 오는 16일부터,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은 각각 다음달 7일과 8일, 현대증권은 내년 1월 12일이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