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실리콘, 결국 법정관리 신청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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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실리콘의 법정관리는 적잖은 충격이 될 전망이다. OCI와 더불어 사실상 국내 폴리실리콘 업체의 대명사였던 한국실리콘은 지난 28일 어음 80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1차 부도를 냈다.
윤승광 한국실리콘 사장은 “시장악화에 따른 매출부진으로 자체 현금창출이 불가하여 금년 5월 증액대출을 시도했지만 유럽 발 재정위기로 촉발된 경기불안 여파 및 작년 하반기부터 위축된 태양광산업의 침체에 따라 필요금액이 다 충족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국실리콘의 이번 부도는 시장상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과도하게 증설에 투자한 탓이 크다. 지난해 여수산업단지에 제2공장 건설을 결정하면서 막대한 투자금을 유치했지만 결국 시장악화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 몰린 것이다.
궁여지책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2대주주인 S-Oil이 불참을 선언하며 이마저도 무산됐다. 결국 한국실리콘의 과도한 규모 확대가 태양광 업계의 불황과 맞물리면서 이런 파국을 가져온 셈이다.
아울러 한국실리콘이 기업회생절차를 통해 다시 부활하게 될지도 여전히 미지수다.
한국실리콘 측은 “내년 초 판매가격이 10%만 회복하더라도 매월 일정수준의 현금 창출이 가능해 충분히 회생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지만 실제 폴리실리콘 가격은 4분기 들어서도 좀처럼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태양광 관련 정보제공업체 피브이인사이트(PVinsights)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폴리실리콘 평균 거래 가격은 1KG당 15.78달러로 한달 전인 10월 31일기준 16.58달러보다 하락했다.
1KG당 폴리실리콘 평균 거래가격이 지난해 11월 30일 32.20달러, 2010년 11월 말 78달러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매 해마다 절반씩 가격이 깎여나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국내 주요 폴리실리콘 업체들은 이미 불황에 대비하기 위해 몸사리기 일색이다.
KCC는 대죽 폴리실리콘 생산공장의 가동을 중지한 상태고 LG화학은 폴리실리콘 투자를 무기한 보류했다. OCI도 4·5 공장의 투자를 잠정 연기한 상황. 웅진그룹 역시 지주회사의 워크아웃으로 태양광사업부문에 대한 투자가 잠정 중단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2015년 정도에 태양광 업체들의 구조조정이 마무리 되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어느정도 맞춰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그 이전까지 태양광 업계는 떨어져나가지 않기 위한 혹독한 겨울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