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국제 유가가 지난 8월 이후 처음으로 월간 기준 상승세를 기록했다. 시장은 미국 재정절벽과 관련한 협상 진척에 주시하며 관망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동지역의 공급 우려가 지속되면서 유가 상승에 힘을 실었다.
3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월물은 전일보다 0.95%, 84센트 오른 배럴당 88.91달러에 마감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3.1%의 상승을 기록한 셈이다.
브렌트유는 0.39%, 43센트 상승한 배럴당 111.19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는 이스라엘과 파키스탄간의 전쟁으로 인한 긴장감에 11월 한달간 2% 올랐다.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전일 이른바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한 협상이 실질적인 진전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하면서 시장내 재정절벽에 대한 불확실성을 확산시킨 데 이어 이날 역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있다"고 밝히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증세안에 대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시장전문가들은 재정위기를 모면하지 못할 경우 미국 경제가 침체를 보이며 세계 경제를 위험에 빠뜨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는 결국 에너지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유가 시장에 불안감을 불러일으키는 모습이다.
유가는 이집트의 정치 위기와 이란에 대한 서방측 제재 등을 재료로 꾸준히 지지를 받고 있다.
이집트와 시리아의 폭력사태 그리고 이란과 이스라엘간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는 지속되는 양상. 전문가들은 대통령 권한 확대를 둘러싼 이집트의 소요가 중동지역 석유수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없지만 시장은 이 지역의 공급 리스크를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이날 발표된 미국의 지표는 다소 뒤섞인 모습이었다. 미국의 개인소득은 정체되는 양상을 보이는가 하면 개인지출는 5개월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했다.
상무부는 10월 계절 조정을 감안한 개인지출이 전월비 0.2% 감소하며 5월 이후 첫 감소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미 중서부지역의 제조업 경기가 노동시장 개선에 힘입어 지난 8월 이후 처음으로 확장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선행지수 성격을 지닌 신규주문지수가 3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며 이번 개선세가 단명에 그칠 것임을 시사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칼스텐 프리치 분석가는 "재정절벽과 관련한 협상에서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며 "하지만 재정절벽 이슈가 해소될 경우 유가는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