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스크 현실화 배제할 수 없어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코앞으로 다가온 재정절벽에 투자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금융시장에 패닉을 엿보기는 어렵다.
월가에 경계감이 없지 않지만 비교적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고, 그리스 국채 바이백이나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QE) 확대 등 호재를 적극 반영하는 모습이다.
최근 뉴욕증시의 움직임은 재정절벽 협상 타결에 대한 막연한 낙관이 깔린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백악관과 의회가 아직 이렇다 할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지만 실패할 경우 파장이 작지 않다는 점을 감안, 막판 타결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다.
파이오니어 인베스트먼트의 켄 토비스 최고투자책임자는 “협상이 실패로 돌아갈 경우의 결과가 얼마나 심각할 것인지 누구나 인식하고 있는 만큼 재정절벽 리스크 현실화는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관측은 지나친 낙관이며, 워싱턴 정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더 초래된 착각이라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포토맥 그룹의 그렉 발리에르 연구원은 쓴 소리를 내는 소수의 월가 투자가 중 한 명이다. 그는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워싱턴이 무책임한 행위를 한다는 것이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렇게 확신했다가는 큰코 다치기 일쑤”라며 “워싱턴을 30여년간 지켜본 과거 경험에 비춰 볼 때 무책임한 행동이 결코 생각할 수 없는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백악관과 의회가 재정절벽 리스크 해소에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지만 협상 타결이 불가피하다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지면서 뉴욕증시가 강한 하방경직성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리스크의 현실화를 경고하는 투자가들은 연말까지 타결이 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 경우 다우존스 지수가 10% 이상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JPR의 리온 라브레크 대표는 “주식 비중을 25% 축소하는 등 이미 재정절벽 협상 불발을 감안한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섰다”며 “이미 절벽에서 추락하는 상황을 기정사실화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III 어소시어츠의 거스 프리센 매니저는 “미봉책에 해당하는 협상안을 연말까지 이끌어낸 뒤 주요 현안에 대한 본격적인 협상을 내년으로 미룰 가능성이 80%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며 “뉴욕증시의 추세적인 하락 반전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의장은 전날 재정절벽 해소와 관련한 양당간의 이견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해 가까운 시일 안에 협상 타결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을 전달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