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들어 80% 수익률로 독일 20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올해 초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리스크가 고조됐을 때 정크 등급의 국채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고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그리스 국채가 80%에 이르는 상승률을 기록한 것. 같은 기간 유로존의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가 3.7% 상승, 그리스 국채가 독일의 20배에 달하는 수익률을 낸 셈이다.
21일(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따르면 그리스 국채는 유로존 출범 이후 최고의 상승률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그리스 국채 투자자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손실을 벗어났다.
연초 유로존 정책자들은 그리스의 디폴트 및 공동통화권 탈퇴 가능성을 강하게 경고했다. 그리스의 재정 상태가 급속하게 악화되고 있었을 뿐 아니라 총선과 연정 구성 실패 가능성 등 정치 리스크가 높았기 때문이다.
그밖에도 최근까지 구제금융 집행이 난항을 겪는 등 부채위기로 인해 그리스 국채의 투자 리스크가 상당했다.
엑소틱스의 가브리엘 스턴 이코노미스트는 “연초 이후 그리스 국채가 고수익률을 올린 것은 경제 펀더멘털이 아니라 유로존 회원국의 지원을 포함한 외부 변수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국채 바이백의 순조로운 진행과 구제금융 집행을 호재로 그리스 국채가 강한 상승 흐름을 탔다.
여기에 스탠더드 앤 푸어스(S&P)가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에서 B-로 대폭 상향 조정하면서 국채가 강한 상승 탄력을 받았다.
지난 3월9일 44.21%까지 치솟았던 그리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1.20%로 떨어졌다.
HSBC의 스티븐 메이저 채권 리서치 헤드는 “그리스 국채를 연초 매입한 후 보유했다면 고수익을 올렸을 것”이라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같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베팅하기란 지극히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경제 펀더멘털 논리로 접근해서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아니라는 얘기다. 올해 그리스는 5년 연속 경기 침체를 지속했고, 내년 역시 침체를 벗어나지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6.0%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후 내년 성장률 역시 4.2%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
유로뱅크 어가시아스의 타소스 아나스타사토스 이코노미스트는 “그리스 경제는 침체가 아니라 대공황 상태”라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