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문형민 기자] "방향성은 없고, 변동성만 높았다."
김주형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8일 올해 증시 흐름을 이렇게 요약했다. 유로존의 재정위기,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불안감이 상존하는 가운데 각국 정부가 유동성 확대 정책으로 리스크를 상당부분 완화시켰다는 평가다. 그렇지만 실물 경제의 강한 회복세를 확인할 수 없어 주가의 상승폭도 크지 않았다는 얘기다.
대다수의 증시 전문가들은 당초 올해 증시의 흐름을 상저하고(上低下高)로 예상했다. 유로존의 재정위기,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상반기 증시는 어렵겠지만 갈수록 회복 국면이 나타날 것이라는 것.
하지만 증시는 1~2월에 의외의 강세장을 연출했다. 지난해 12월 유럽중앙은행(ECB)이 단행한 장기대출프로그램(LTRO) 으로 유동성을 보강한 유럽 금융기관들이 이머징 증시로 자금을 이동했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10조원 가량을 순매수하자 코스피는 연초 2개월간 11% 가량 상승했다. 3월중 한때 연중 최고치인 2050대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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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 랠리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등 다시 불거진 유로존 위기였다. 5월에 치뤄진 그리스 총선과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재정감축 보다 성장을 우선시하는 세력의 집권할 경우 위기 해결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했다. 이에 코스피는 5월중 1780선 밑으로 떨어졌고, 7월말까지 약세가 이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1780선에서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매수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시 분위기를 바꾼 것은 유동성 확대 정책이었다. '수퍼 마리오'라는 별명을 가진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유로화를 존속시키기 위해 무엇이든 할 준비가 돼 있다"며 무제한 국채매입프로그램을 내놓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3차 양적완화(QE3)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가세하며 코스피는 9월중 2000선까지 회복됐다.
정작 미국이 QE3 정책을 내놓은 후 시장은 반락했다. 기대감이 선반영된 데다 미국의 재정절벽 우려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10월부터 11월 중순까지 조정을 받은 코스피는 중국 새정부 출범 및 경제지표 개선, 미국 경기 회복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12월 랠리가 나타났다. 외국인이 연일 주식을 사들여 삼성전자는 사상 최고가를 150만원대로 올려놓았고, 그동안 소외됐던 소재, 산업재 등 경기민감주가 반등했다.
민상일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증시는 미국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재정절벽 우려도 낮아지고 있어 한국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문형민 기자 (hyung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