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아 사태, 당분간 진전될 기미 없어
[뉴스핌=이은지 기자] 6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반군을 '테러집단'으로 맹비난하며 협상 가능성을 일축함에 따라 22개월을 이어온 시리아 사태가 진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아사드 대통령은 지난 6일 수도 다마스쿠스 예술문화회관에서 진행한 국영TV 생중계 연설에서 "반군은 알카에다와 연계된 테러 단체이자 정권 전복을 위해 싸우는 범죄자들"이라고 규정하며 "서방의 조종을 받는 꼭두각시와는 대화하지 않겠다"고 비난했다.
알 아사드 대통령이 공개 연설을 한 것은 지난해 6월 의회 연설 이후 처음이다.
그는 "우리는 지금 전시 상황의 극도로 혼란스러운 땅에서 고통받고 있다"며 "국가를 지키기 위한 범국가적 총동원"을 촉구했다.
알 아사드는 시리아 유혈 사태 해법으로 국가 헌장 마련, 국민투표, 사면 등을 제시했지만 외부 세력이 반군에 대한 재정 및 무기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내걸었다. 이는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국제 사회 및 반군 측 요구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이와 같은 알 아사드의 발언에 국제사회는 일제히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시리아의 반정부·야권 연합체인 시리아국가연합의 왈리드 알 분니 대변인은 "아사드는 자신이 선택한 상대와 대화하기만을 원한다"며 "어떠한 중재안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의 아흐메트 다부토글루 외무장관은 "이번 연설은 아사드가 기존에 했던 공허한 약속을 재탕한 것에 불과하다"며 아사드가 정권을 즉각 이양할 것으로 촉구했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도 "아사드의 연설은 위선적이며 무의미한 약속들로 가득 찼다"고 비난했다.
[뉴스핌 Newspim] 이은지 기자 (sopresciou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