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식음료업계가 기업공개(IPO)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한 가운데 올해 증시 데뷔할 기업에 이목이 쏠린다. 해당 기업들은 상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7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해태제과를 비롯해 제로투세븐, 동원엔터프라이즈, 카페베네, BHC 등이 상장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크라운제과 계열 해태제과는 지난해 상장에 제동이 걸렸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해태제과는 지난해 9월까지 상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2010년 KT캐피탈과 LIG투자증권이 공동으로 설립한 'KT-LIG에이스PEF'에서 537억원을 투자받으면서 이 기한까지 상장을 약속했기 때문.
해태제과는 IPO하지 못할 경우 투자금액 537억원에 대해 연10%의 수익을 보장해 주식을 되사주는 풋옵션을 KT-LIG에이스에 부여했고 오는 2014년까지 상장 기한을 연장했다. 해태제과 측은 올해에도 급변하는 시장 상황을 보고 IPO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주간사까지 선정해 IPO추진했으나, 증시 여건이 여의치 않은 탓이 연기됐다"고 말했다.
매일유업의 자회사인 제로투세븐도 지난해 미뤄진 상장을 올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8월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제로투세븐의 상장이 이르면 내년 1월께 진행될 예정이다.
매일유업의 자회사로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셋째 동생인 김정민 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제로투세븐은 알로앤루, 알퐁소 등 유아복과 스킨케어 브랜드인 궁중비책으로 유명하다. 2011년 매출 1910억원, 영업이익 91억원, 순이익 53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제로투세븐에 힘입어 모기업 매일유업도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적 성장과 상장 이슈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현재 김정완 회장의 장녀인 김윤지씨가 제로투세븐에 출근해 경영 수업 중이다. 그는 마케팅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동원엔터프라이즈도 상장을 위한 채비에 힘을 쏟고 있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현재 동원산업,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등 3개 상장사와 함께 총 27개 계열사를 거느린 동원그룹의 지주회사이다.
현재 김남정 부사장이 67.23%(361만2천789주)의 지분율로 최대주주 자리에 있으며 김재철 회장이 24.5%, 동원육영재단이 5.01%를 보유하고 있다.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 카페베네는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카페베네는 지난 2008년 4월 설립 후 매장수를 확대하며 커피 전문점 업계 1위로 올라섰다. 최대주주는 김선권 대표로 54.02%(34만5750주)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카페베네는 공격적인 매장확대와 더불어 해외진출, 사업 다각화로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카페베네는 미국 뉴욕 맨하탄에 스타벅스보다 훨씬 큰 규모의 매장을 세웠다. 이들은 뉴욕뿐만 아니라 로스앤젤레스와 중국,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지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취약한 재무건성정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2011년 기준 카페베네의 자본에 대한 부채의 비율은 250%에 달한다. IPO 시장 관계자는 "654억원의 부채 가운데 단기차입금이 224억에 달한다"며 "초기 급격한 사업 확장에 따라 불가피한 면이 있으나 향후 재무적인 안전성을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HC치킨 역시 지난해 이어 올해 IPO 시장에 재도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코스닥 시장본부에 상장 예비 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BHC에 대해 상장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GNS BHC의 상장예심 탈락 원인으로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의 불투명한 성장성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복잡한 지배구조가 문제가 된 것으로 분석됐다.
결국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신뢰보다 현재로서는 지배구조 개선이 BHC의 재심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BHC의 최대주주는 59.9%를 보유한 제너시스며 윤홍근 회장의 자녀인 윤혜웅씨가 12.11%, 재무적투자자(FI)인 NH코오롱이 상환전환우선주 9.4%를 보유 중이다.
일각에선 우회상장으로 증시에 상장된 MPK(미스터피자)와 태창파로스 등의 주가 추이가 좋지 못한 것도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그룹 관계자는 "기존 우회상장 등으로 증시에 입성한 업체들의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며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직상장 선례가 되므로 거래소에서 신중하게 결정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