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ㆍ대우조선ㆍSTX조선해양, 선주요청으로 계약해지
조선업계에 대규모 수주취소 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사진은 삼성중공업이 건조하고 있는 LNG-FPSO 조감도. |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지난 2008년 영국 에너지기업 플렉스LNG사와 체결한 4척의 LNG-FPSO(부유식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 수주계약이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이 LNG-FPSO는 연간 170만t의 LNG를 생산저장 할 수 있는 복합설비로, 계약금액은 하부선체 4척과 탑사이드 1기를 합쳐 총 24억달러였다.
당시 세계 최초로 LNG-FPSO를 발주한 플렉스LNG사는 건조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4년여가 지난 현재까지 공사진행 통보서(Notice To Proceed)를 보내지 않고 있다. LNG-FPSO와 드릴십 등 해양플랜트의 경우 수주계약 체결 이후 선주사측이 이사회 등 내부적인 절차를 거쳐 공사진행 통보서를 보내야 계약이 정식 발효되고, 건조에도 들어가게 된다.
플랙스LNG와 삼성중공업은 현재 수주취소 및 그에 따른 선수금 반환에 관한 협의를 진행중이다. 플랙스LNG는 삼성중공업에 지불한 약 5억달러의 선수금 중 3억달러 가량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 세계 최초의 LNG-FPSO의 영예는 다국적 오일메이저인 로열더치 쉘로 넘어갔다. 로엘더치 셀이 삼성중공업에 발주한 30억 달러 규모의 LNG-FPSO는 지난 2011년 계약이 발효돼 건조가 진행중으로, 2016년 인도될 예정이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말에도 2007년 아시아지역 선주와 계약했던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1척의 수주계약이 취소됐다. 선주사가 선박 건조대금 및 용선계약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해지금액은 5051억원에 달했다.
STX조선해양도 2012년 11월 말 중동 선주와 맺었던 1229억원 규모 벌크선 2척 공급 계약을 해지했다. 선주가 선수금을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지난해 9월 1조2104억원 규모의 수주가 취소됐다. 지난 2010년 드릴십 1척과 반잠수식 시추선 1척을 발주했던 아메리카 선주가 글로벌 경기불황으로 사업환경이 어려워지자 선수금을 포기하면서 계약을 해지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는 워낙 고가이기때문에 선주들이 건조대금 및 용선계약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선박금융시장이 얼어붙으며 장기간 미뤄졌던 대형 프로젝트들이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