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수 이어 IT센터 이전설까지…고배당이 화근
[뉴스핌=김연순 기자]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제기된 한국철수설에 이어 최근에는 IT센터 해외이전설 등이 업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철수설이 제기된 초기부터 리처드 힐 행장이 "한국철수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공식입장을 내놨지만 제2, 제3의 루머들이 끊임 없이 제기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SC은행의 무리한 고배당이 의혹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리처드 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장> |
사실 SC은행의 고배당 논란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SC은행은 애초 2000억원의 배당을 계획하면서 금융당국과 극심한 마찰을 빚었다. 금융감독원의 제지와 함께 행장 소환설까지 나돌자 SC은행은 결국 중간 배당 규모를 1000억원으로 줄여야만 했다. 규모를 줄였지만 지난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1225억원 대비 배당성향은 81.6%에 달한다.
배당률은 SC은행이 처음으로 한국에 진출한 2009년 57.8%에서 2010년 62.0%, 2011년 78.1%로 높아졌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122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고 1000억원을 배당해 배당성향이 81.6%에 달했다.
SC은행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408억원으로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1663억원에 불과하다. 이런 와중에 2000억원의 연말배당을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감독원이 고배당과 관련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으면서 행장 소환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SC은행이 대규모 배당에 나서면 잠재적 손실에 대한 흡수능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SC은행에 대해 '제2의 론스타' 먹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통합당 김영주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SC은행은 당기순이익에 비해 80%가 넘는 2000억원 가량을 배당했다"며 "대주주는 모두 외국에 있기 때문에 해외로 돈이 다 빠져나가는데 이게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SC은행은 그간 지점수를 40여개나 줄이고 부동산도 하나 둘씩 매각을 단행해 매각 금액이 5000억원에 이른다"며 "외환은행을 인수하고 먹튀 논란을 일으켰던 제 2의 론스타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리처드 힐 행장이 지난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한국 사업 철수설은 명백한 사실 무근"이라고 재차 강조했고 배당의 당위성을 주장했지만 여전히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최근에는 IT센터의 해외이전설로 의구심이 증폭되는 모습이다. 현재 SC은행은 IT센터의 해외이전 계획이 없고 새 전산세터 부지를 찾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정책방향과는 정반대인 무리한 고배당을 고집하면서 여러 구설수에 오르는 것 아니겠느냐"고 일침했다.
SC은행을 둘러싼 설(說)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가운데 SC은행이 2000억원의 고배당을 고수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