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ㆍ한화ㆍ신세계ㆍ태광 오너들 수난
[뉴스핌=김홍군 기자]재계가 올 겨울 날씨 만큼이나 강한 사정 한파에 떨고 있다. 사법부가 태광, 한화, SK 등 대기업 오너들에 대해 잇따라 실형을 선고한 데 이어 검찰이 유통 대기업에 대한 고강도 수사에 나서면서 재계는 한마디로 '엄동설한(嚴冬雪寒)'이다.
재계에서는 사법부와 검찰이 경제민주화 등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엄격한 법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용준 전 총리후보자 사퇴 등 새로 출범할 박근혜 정부의 인사 실책으로 악화된 여론을 돌려 세우기 위한 것이라는 정치적 해석도 있다.
최근 검찰의 사정한파에 가장 긴장하고 있는 대기업은 신세계이다. 검찰은 지난 5일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를 받고 있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44)을 소환해 12시간에 걸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경제개혁연대로부터 베이커리 계열사인 신세계 SVN을 부당지원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로 고발당했다.
검찰은 경제개혁연대의 고발 이후 신세계 경영전략실과 이마트 본사 등 6곳을 압수수색한 것을 시작으로 3개월 가까이 수사를 해왔다. 정 부회장에 앞서 신세계 임직원들도 검찰 조사를 받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제민주화 등을 의식한 검찰이 골목상권과 밀접한 사업 연관성이 있는 신세계를 희생양으로 삼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국회 출석 거부에 따른 재판도 받아야 한다. 법원은 국회에서의 증언ㆍ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달 14일 약식기소된 정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을 이례적으로 정식재판에 회부한 바 있다.
앞서 법원은 태광과 한화, SK 총수에 대해 잇따라 실형을 선고했다. 회사자금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이호진 전 태광그룹은 회장은 지난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 받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지난해 12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달 31일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재판에서 자금횡령 등이 인정돼 실형 선고 후 법정구속됐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사법부의 엄격한 판결과 강도 높은 검찰 수사는 이전과는 분명이 다른 측면이 있다”며 “사회적 요구나 여론을 의식해서라기 보다는 박근혜 정부의 기조와 맞추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