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가 유입 전망 엇갈려
[뉴스핌=김연순 기자] 일본 최대의 투자금융회사인 SBI그룹이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경영권 인수에 나서면서 일본계 자금이 국내 저축은행업계에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인가에 관심을 쏠리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 저축은행은 인수한 일본계 자금은 두 곳. 지난 2010년 푸른저축은행의 계열사인 푸른2저축은행(오릭스저축은행)을 인수한 오릭스그룹과 지난해 퇴출된 미래저축은행(현 친애저축은행)을 인수한 J트러스트다.
오는 3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SBI그룹의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주식취득 승인이 이뤄지면 실질적인 인수절차가 마무리된다.
◆ 일본자금이 저축은행으로 움직인다
8일 저축은행업계와 금융감독당국에 따르면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이달 5일 열린 이사회에서 총 237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의했다고 6일 밝혔다. 유상증자에는 일본 SBI 그룹이 참여한다. SBI는 현대스위저축은행과 현대스위스2저축은행에 각각 1941억원, 434억원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SBI는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지분 20.9%를 확보한 SBI파이낸스코리아의 지주사로, 지난해부터 줄곧 현대스위스저축은행과 유상증자 협의를 해왔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관계자는 "SBI그룹이 지난해 관심을 표명하면서 10월부터 주식인수 관련해서 실사를 진행했다"면서 "3월 금융위 정례회에서 주식취득 승인을 하면 실질적으로 인수절차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본계자금이 국내저축은행 첫 인수에 나선 것은 2010년. 당시 일본 오릭스그룹은 푸른2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국내 첫 일본계 저축은행인 오릭스저축은행을 출범시켰다.
이후 오릭스그룹 외에도 J트러스트와 몇 몇 일본계 자금은 국내 대형저축은행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표명해왔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2011년부터 일본계자금을 포함해 외국계 금융회사 몇 곳이 시장에서 국내 저축은행 인수에 관심을 밝혀왔다"고 전했다.
지난해 5월 예쓰저축은행 입찰에서 일본계 대부업체인 J트러스트가 탈락하기는 했지만 외국계 금융회사가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및 가교저축은행 입찰에 참여한 첫 사례였다. 결국 지난해 J트러스트는 퇴출당했던 미래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했다.
◆ 추가 저축은행 인수? VS. 일시적 현상?
국내 저축은행에 일본계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인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일본 금융사들이 과거 대부업 진출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국내 저축은행에 눈독을 들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국내 대부업시장에서 러시앤캐시와 산와머니 등 일본 대부업체들은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또 제로 금리와 일본 정부의 유동성 확대도 일본계 자금의 국내 저축은행 진출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실제로 2010년 오릭스그룹의 국내저축은행 인수 이후 몇몇 일본계 자금은 국내 대형저축은행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표명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SBI가 현대저축은행의 2대 주주였던 점을 고려하면 일본계자금의 국내저축은행 인수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최근 저축은행업계 전체적으로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계와 국내 금융회사 할 것 없이 저축은행 인수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들어서는 국내저축은행에 관심을 표명하는 금융회사가 전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예보 관계자는 "저축은행 인수에 관심 있는 외국계 금융회사의 경우 규모가 작은 곳이 대부분"이라면서 "최근 들어서는 이마저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전했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오릭스와 J트러스트 외에 최근 외국계나 국내 금융회사에서 국내 저축은행 관련 금융당국에 접촉을 해오는 곳은 없다"면서 "업계 전체적으로 어렵다 보니까 관심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