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 "예상됐던 핵실험, 학습효과 나타날 것"
[뉴스핌=김동호 정경환 기자]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으로 인한 증시 영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번 핵실험이 증시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북한이 이미 미국 등 주요 국가에 핵실험 실시 의사를 통보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돌발변수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또한 과거 북한과 관련한 여러 차례의 이벤트 발생시 국내 증시의 충격이 크지 않았던 것 역시 학습효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일부에선 북한의 핵실험이 동북아 정세 불안과 한국의 컨트리 리스크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5.11포인트(0.26%) 하락한 1945.79로 마감됐다. 북한의 핵실험이라는 이벤트를 감안할 경우 크지 않은 하락 폭이다.
이날 오전 소폭 상승 중이던 코스피는 북한의 핵실험 소식에 하락반전했으나, 외국인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에 힘입어 낙폭을 확대하지는 않았다.
증시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실험이 이미 충분히 예견된 사안인데다 과거 1, 2차 핵실험 등으로 인한 학습 효과도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북한이 핵실험과 관련해 앞서 미국과 중국에 통보를 하는 등 징후가 있었다"며 "정황상 예측 가능했던 사안이라는 점에서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준 동부증권 투자전략 본부장 역시 "그동안 1, 2차 핵실험을 겪으면서 (투자자들에게) 내성이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더 이상 심각한 단계로 넘어가지 않는 이상 시장에서 달리 특별한 상황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매매동향이나 환율 흐름은 핵실험 직후 잠시 흔들렸을 뿐, 이내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 핵실험 직후 일시적으로 상승 전환하기도 했으나 이내 하락 전환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일시적으로 환율이 상승하기도 했지만, 불확실성 제거 측면에서 추가 상승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고점 매도 인식이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한 과거 1, 2차 핵실험과 연평도 포격, 천안함 침몰,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등 여러 차례의 대북 리스크 발생시 국내 증시 흐름 역시 특별한 영향은 없었다는 분석이다.
(출처: 삼성증권) |
일례로 앞선 1, 2차 핵실험 당시에도 장중 급락했던 코스피는 당일, 혹은 며칠만에 낙폭을 회복했으며, 이후 상승 흐름을 보이는 등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 2009년 5월 25일 있었던 2차 핵실험 당시에도 장중 6.31%까지 하락했던 코스피는 이내 낙폭을 대부분 만회, 당시 0.2% 하락한 1400.90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 "(과거)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시장의 발목을 오래 잡았던 사례가 없었다"며 "이러한 점에서 이번 (북핵 실험) 역시 제한적인 영향으로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시장 영향이 미미한 단기 악재에 그치더라도 이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이전 1, 2차와 다르게 향상된 북한의 핵 능력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그 영향력을 과소평가할 순 없다"며 "지정학적 위험과 관련해 향후 원/달러 환율, 외국인 매매동향 그리고 남북 확전 여부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