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조선 잠수함 1세대 선우명환 이사 인터뷰
잠수함 1세대인 대우조선해양 선우명환 이사(방산사업팀)가 해군의 차세대 잠수함 장보고-Ⅲ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 = 뉴스핌) |
대우조선해양 선우명환 이사(방산사업팀)는 삼일절을 이틀 앞둔 지난달 27일, 지난해 수주한 차세대 잠수함 장보고-Ⅲ의 의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해군의 차세대 잠수함인 장보고-Ⅲ는 길이 83.5m, 폭 7.7m 규모로, 이전 장보고Ⅱ(길이 65.3m, 폭 6.3m) 보다 18.5m 길고, 폭도 1.4m 넓어 군함이나 잠수함을 공격하는 어뢰 뿐만 아니라 지상의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까지 탑재가 가능하다.
선우명환 이사는 “장보고-Ⅲ는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수직발사체계를 갖추고, 국내에서 개발한 ‘천궁’이라는 미사일을 탑재할 예정”이라며 “주변국의 전쟁억지효과, 군사 전략적 측면에서 효과가 커 일본이 두려워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잠수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랫동안 바다 속에서 작전을 펼칠 수 있느냐이다”며 “장보고-Ⅰ은 잠항지속능력이 4일에 불과하고, 장보고-Ⅱ는 17일이었지만, 장보고-Ⅲ는 20일이 넘고, 최대잠항심도도 200m가 넘는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은 2014년 말 스틸커팅을 시작으로 장보고-Ⅲ 1번함 건조에 들어가 2020년 말 해군에 인도할 예정이다. 건조기간만 무려 6년여로, 일반상선 보다 6배 가량 길다. 2번함은 2022년 인도가 예정돼 있다.
선우명환 이사는 “잠수함은 수심 200m 이하에서도 작전을 수행하기 때문에 강한 압력을 견딜 수 있는 HY80, HY100 등 압력선체용 강재를 사용한다”며 “한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정교한 기계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건조기간도 길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일반 상선이나 해양플랜트를 건조하던 인력들이 잠수함 건조에 참여하려면 최대 1년6개월 가량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현대중공업과의 치열한 경합 끝에 장보고-Ⅲ 수주를 따냈다. 선우명환 이사는 “대우조선이 초창기 9척을 지었고, 이후 현대중공업도 3척을 지었지만, 기술력 측면에서 분명히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술력 우위의 근거로는 풍부한 건조경험을 제시했다. 그는 “잠수함은 건조 후 6년이면 배관과 케이블 등을 바꾸고, 13년이 되면 배를 쪼개서 추진모터 등 핵심장비를 교체하는데, 대우조선은 다 해봤지만, 현대중공업은 그렇지 못하다”며 “이미 국내 조선사로는 유일하게 인도네시아에서 잠수함을 수주해 자체 기술로 건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이전 독일 하데베의 기술로 만들어진 장보고ⅠㆍⅡ와 달리 자체 기술로 장보고-Ⅲ를 건조하게 된다.
선우명환 이사는 “장보고ⅠㆍⅡ는 독일서 기술을 갖고 있다 보니, 국산화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며 “하지만, 장보고Ⅲ는 연료전지와 충전발전기, 어뢰발사장치, 관성항법장치 등 핵심장비를 개발해 국산화율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향후 잠수함을 비롯한 방산사업의 수주전망도 밝혔다. 선우명환 이사는 “현재 전세계적으로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는 프로젝트의 규모가 260억 달러에 달한다”며 “동남아, 남미, 호주, 노르웨이 등지에서 잠수함 뿐만 아니라 창정비, 구축함, 지원함 등 다양한 방산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가까운 시일 내 성과가 기대되는 프로젝트로는 노르웨이의 잠수함 프로젝트를 꼽았다. 그는 “노르웨이는 우리나라 보다 먼저 잠수함을 도입한 나라로, 기존 잠수함을 창정비 할 것인지, 새로 지을 것인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올해 노르웨이 실사단이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며, 내년에는 최종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핵잠수함 개발 계획과 관련해서는 “장기적으로 경항공모함과 핵잠수함이 계획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1987년 대우조선해양에 입사한 선우명환 이사는 잠수함 1세대이다. 1988년 우리나라 최초의 잠수함인 ‘장보고함’ 감독관으로 독일로 건너가 잠수함 건조기술을 익힌 그는 1991년 국내로 돌아와 2001년까지 10년간 장보고-Ⅰ 2번 함부터 9번함까지 건조를 주도했다.
이후 해양플랜트 사업부로 자리를 옮겨 드릴십 건조에 관여한 그는 장보고-Ⅲ 수주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던 지난해 초 방산사업팀으로 복귀했다.
[뉴스핌 Newspim] 김홍군 기자 (kilu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