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이강규 기자] 월가의 황소는 아직 지치지 않았다. 경제 낙관론에 힘입어 이번주에도 증시의 신기록 행진은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위기로 바닥으로 곤두박질친 뒤 4년만에 다우지수는 은행주가 주도하는 랠리에 실려 지난주 사상최고종가와 역대 장중 최고가를 연이어 경신했다.
다우지수에 뒤질세라 S&P500지수도 1585선에 위치한 사상최고종가를 정조준하고 있다. 현재의 추세라면 머지 않아 S&P500지수 역시 신기록을 수립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주 캘린다는 붐비지 않는다. 소매판매와 인플레이션 지표가 그나마 눈에 띄이는 정도다. 코스트코를 제외하면 분기실적 발표도 별로 없다.
시장을 이끌 촉매제는 거의 없지만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커졌다는 게 중요하다.
라자드 캐피탈 마케츠의 아트 호간은 바이어들의 심리가 '시장 후퇴 기다리기'에서 '막차 놓지지 않기'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지난주는 놀랄정도로 강력한 월간 고용지표가 다우지수의 신기록 행진에 동력을 불어넣으며 상승 주간의 대미를 장식했다.
미국의 2월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는 전월 대비 23만 6000건 증가하며 예상치 16만 건 증가를 크게 웃돌았고 실업률은 1월 7.9%에서 2월 7.7%로 하락, 2008년 12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주간기준으로 다우지수는 2.2% 뛴 1만4397을 기록했다. 올들어 이제까지의 오름폭은 10%에 가깝다.
S&P500지수는 2.2%의 주간 상승폭을 작성하며 1551로, 나스닥지수는 2.4% 오른 3244로 한 주를 마감했다. 소형주로 구성된 러셀 2000도 지난주 3% 전진하며 942로 끝을 맺었다. 최근 10주 사이에 S&P500지수는 9차례 상승했다.
이번주에도 은행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대형 은행들에 대한 연방준비제도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발표된 후 S&P금융종목이 3.4% 올랐다.
연준은 예상했던 대로 미국의 최대 은행들은 심각한 경기하강을 견뎌내기에 충분한 자본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목요일 장 마감후 개별은행들의 자본 재편안에 대한 판정 결과를 공개한다.
지난 주말에 나온 강력한 비농업부문 월간 고용보고서는 연준이 양적완화를 철회할 것인지 여부에 대한 즉각적인 논의를 촉발시켰다.
그러나 관측통들은 연준이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내년까지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2월 고용지표에도 허당이 있다는 지적이다.
고용시장에 계속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과 1월 고용 증가폭의 하향 조정은 2월 고용지표의 의미를 퇴색시켰다.
바클레이즈의 마이클 게이펀은 "1월 고용증가폭 하향 조정으로 3개월 평균 고용증가규모는 19만 1000건이 됐다. 이는 1월의 3개월 평균 20만건에 비해 약간 적다"면서 "2월 고용지표 하나만을 토대로 한 우리의 고용시장 강세 견해를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2월 실업률 7.7%는 4년 최저 수준이지만 여전히 연준의 목표인 6.5%보다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는 연준이 최소한 앞으로 몇달간 극도로 느슨한 정책을 유지할 것임을 의미한다.
분석가들은 연준이 한달치 데이터보다 장기간에 걸친 꾸준한 개선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노무라증권의 미국 담당 시니어 이코노미스트 엘렌 젠트너는 "(이번 고용지표는) 우리의 시각, 특히 연준의 시각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 최근 2개월 평균은 12개월 이동평균보다 약간 낫지만 바늘을 옮길 정도로 충분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는 매월 850억달러에 달하는 연준의 채권매입이 최소한 금년 말까지 지속될 것임을 의미한다.
이번주에 예정된 몇 안되는 거시지표 가운데 가장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수요일의 소매판매 지표다. 소비자들이 세금인상과 개솔린 가격 상승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금요일에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예상치인 0.7% 상승을 약간 웃돌 것으로 내다본다. 개솔린 가격이 문제다.
[뉴스핌 Newspim] 이강규 기자 (kang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