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내 입장 미정·정부 여당에 화력 집중 등
[뉴스핌=함지현 기자] 민주통합당이 서울 노원병 재보궐 선거에 나서는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에 대한 공식적 언급을 자제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민주당은 안 전 교수가 미국에서 간접적으로 노원병 재보궐 출마를 선언했을 당시 지역주의 극복 등의 이유로 부산 영도 출마를 권고하는 등 의견을 적극 개진했다. 하지만 정작 안 전 교수가 귀국해 노원병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하자 공식석상에서 입을 꾹 닫은 모양새다.
<사진=김학선 기자> |
민주당 내 주류측은 안 전 교수의 노원병 출마에 회의적 시각을 드러내거나 신당창당이 부적절하다고 피력하는 등 불편한 마음을 내비치고 있다.
반면 비주류측에서는 대선 과정에서 도움을 받았으니 적극 나서서 돕진 못하더라도 고춧가루는 뿌리지 않도록 범야권 범주에서 포용하고 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아울러 당의 정체성과 관련, 안 전 교수를 제외하고 선명하게 색깔을 드러낼지 아니면 외연 확장에 방점을 둬야 할지도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아직 방향을 구체적으로 설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의견을 당의 공식 입장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전언이다. 노원병 지역에 후보를 내겠다는 대략적 입장만 내놨을 뿐 더 이상의 구체적 얘기가 나오지 않는 이유도 이와 맞닿아 있다.
정부·여당과 정부조직개편안과 장관 인선 등을 놓고 날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화력의 분산을 막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지금 정부조직 개편안과 김병관 후보자 문제로 온통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이라 전선을 흐트러트릴 차원이 아니다"며 "우리는 이미 싸워야 할 대상이 명확하고 그 대상과 마지막 최종 한 수를 갖고 싸우는 중"이라고 말했다.
안 전 교수가 이슈가 되는 문제에 관여해 단숨에 시선을 끌어모으는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안 전 교수가 교착상태를 보이는 정부조직법개편안에 대해 "대승적으로 한쪽 안을 받아들이고 일 년 뒤에 우려했던 점이 일어나는지 확인해서 우려가 현실이 되면 재개정하자는 약속이나 조건부 협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진보정의당과 달리 민주당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에 대해 앞의 관계자는 "안 전 교수가 이슈가 되는 싸움에 뒤늦게 끼고 싶어하는 것"이라며 "일거수일투족에 일일이 반응할 수도 없고 그 자체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도 "입법과정이나 의사결정 과정 등 국회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 얘기를 자꾸 우리가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안 전 교수는 노원병 지역으로 주소도 이전하고 선거 사무실을 마련과 예비후보 등록을 곧 마무리 짓는 등 본격 선거전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의 공식 입장이 언제쯤 정리될지, 어떤 방향으로 정리될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