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

속보

더보기

[아베노믹스 현상⑥] 환율전쟁 의제화 막혀, 당국 대응 '고민'

기사입력 : 2013년04월12일 15:05

최종수정 : 2013년04월12일 19:47

- 우리 대응 기조 올바른지 곱씹어 봐야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이끄는 일본은행(BOJ)이 구사한 '강력한' 통화 팽창정책은 서구 중앙은행 정책의 이정표 혹은 거대한 실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아베노믹스' 3개의 화살 중 핵심 정책이다.

이 영향으로 엔화 가치가 다시 급격하게 하락하고 닛케이주가지수가 급등한 것이 일본 국민이나 이 시장에 제대로 베팅한 투자자들에게는 좋을지 몰라도, 한국과 같은 인접국들은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

이제 '아베노믹스'에 대해 단순히 '돈을 왕창 풀어 엔화 약세를 유도하고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 정도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선진국 정책당국이나 주류 경제학자, 국제기구가 일제히 옹호하고 나선 일본의 완화정책은 뚜렷한 배경과 의도를 가지고 있고, 우리 의지와 무관하게 전개되는 현상이다. 이 문제를 좀더 심도깊게 고민해야 할 때다. <편집자 註>

[뉴스핌=김사헌 기자] 지난해 연말이나 올해 초의 '아베노믹스'에 대한 전 세계의 반응이 확 달라졌고, 일본 사회의 분위기도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이게 실체를 가진 현상으로 등장한 것이다. 연초에 우리 경제 주체들이나 전문가들은 엔 환율이 90엔 선에 안착할 수 있을까 궁금해했지만 지금은 100엔 돌파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닛케이 주가지수가 계속 급등하고 있고, 일본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

이 정책은 1979년 인플레이션 시기의 폴 볼커 당시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실시했던 강력한 긴축정책과 그에 이어 1985년 달러화 약세를 이끌어 내기 위한 선진국 공동 시장개입 합의인 '플라자협정'과 맞먹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구로다의 통화정책은 버냉키의 후속판이란 얘기를 듣고 있고, 조지프 스티글리츠나 폴 크루그먼과 같은 유력 주류경제학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시장을 놀라게 한 이번 BOJ의 정책 결정으로 엔화 가치가 다시 급격하게 하락하고 닛케이주가지수가 급등한 것이 일본 국민이나 이 시장에 제대로 베팅한 투자자들에게는 좋을지 몰라도, 한국과 같은 인접국들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을까 노심초사해야 하는 실정이다.


◆ '환율전쟁' 의제화 막은 선진국, 우리 정부 인식과 대응은

지난 2월 러시아 주요20개국(G20) 회의에서 '환율전쟁'을 의제화하려했던 우리 정부의 노력은 사실상 실패했다. 이미 선진국이 짜고치는 방식으로 이 의제를 '경쟁적 평가절하 자제'라는 식으로 돌려막았기 때문이다.

선진국형 물가 관리를 앞세우는 박근혜 새 정부 하에서 우리 정부와 중앙은행은 아직도 '아베노믹스'에 대해 그저 관망하는 분위기다.

지난 1일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제한 경제장관간담회에서 관계기관 합동으로 제출한 "엔화 약세의 영향 및 대응방안"을 보면 "수출 등에서 엔저의 영향이 아직 본격화되고 있지 않다"고 진단한 것이 눈에 띈다.

정부는 우리 제품의 브랜드와 품질 경쟁력이 높아져 환율 변동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에 비해 축소됐다면서, 오히려 대일 의존도가 높은 부품소재 등의 수입단가 하락으로 완제품 수출경쟁력 제고에 긍정적이라고 주장하는 실정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 2013년 경제정책방향 등에 관한 외신기자 클럽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얼핏보면 서로 달라보이는 우리 정부 외환 당국과 중앙은행의 현재 상황 인식에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 11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한 뒤 기자회견에서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놓은 한은법 1조의 '지상가치'를 강조했다.

김 총재는 디플레이션 우려는 전혀 감안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7개월째 0%대 성장이라고 하는 것은 상황을 오도할 수 있다"면서 "우리 성장잠재력은 0%~1% 수준이며 혼선을 줘서는 안된다"고 대답했다.

또 "농산물 가격이 이렇게 내려갈지는 몰랐다. 하반기에는 올라갈 것이고 복지제도 영향도 고려하고 있다"고 대답, 물가 압력을 억제하는데 주력할 것임을 강조했다.

중앙은행이 이렇게 물가 압력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면, 물가 압력이 높아지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환율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엔저 영향에 대해서는 사실상 한 발 물러서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신운 조사국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엔화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수출 물량 측면이나 현 시점에서 모니터링을 한 결과 변화 없다"고 말했다. 다만 "환율이 미치는 영향은 시간 차를 두고 나타나며, 성장률 전망에서도 엔저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이는 정도에 그쳤다.

같은 날 유상대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뉴스핌과의 전화에서 "원/엔의 변화 속도는 빨랐지만 환율의 변화가 우리 산업, 수출입에 심각하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고 기간이 짧아서 실물로 파급될 시간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유 국장은 "지금 환율 수준에서는 우리 산업에 높은 영향을 줄 것 같지 않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 같은 우리 정부와 중앙은행의 상황 판단 자체는 문제가 없다. 수출 물량이 줄지 않았다거나 큰 영향이 없다는 식의 분석은 현상적으로 맞다.

하지만 기업의 이윤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속사정은 들여다 보지 않는 것이다.

도요타 자동차는 지난 분기에 사상 최대 경상이익율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환율 민감도가 올라간 영향이 크다. 상식적으로 보면 일본 기업과 반대로 삼성전자와 현대차 같은 한국 기업들의 환율 민감도는 곧바로 기업 수익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동양증권의 이철희 연구원은 "일본이 과거에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을 경시한 결과 투자가 늘지 않았고, 아무리 저금리와 부양책을 해도 경제가 살아나지 않은 경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또 "정부가 선진국형 물가 관리를 강조하고 한국은행이 이에 부응하는 것은, 결국 선진국 정책의 영향으로 발생할 수 있는 환율이나 주가에 대한 대응에 손을 놓으면서까지 기대인플레이션을 관리하겠다는 것인데 투자를 살리고 일본 과거 경험처럼 경기를 진작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물가압력이 다소 높아지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금리를 낮추고 환율을 높이는 정책으로 가는 것이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과거 거품 발생이나 외환위기를 걱정하는 것은 경제가 지금처럼 침체되는 분위기에는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 국정 로드맵 짤 이한주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정부의 5년 국정 로드맵을 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과 '30년지기'인 최측근 인사다. 이 원장과 이 대통령의 인연은 '성남'에서 시작됐다. 이 원장이 가천대 교수이던 시절 경기 성남시에서는 신도시 개발 문제, 광주대단지 사건 등 여러 문제가 터졌다. 두 사람은 시민운동에서 마음이 맞아 현재 인연으로 이어졌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 지난해 민주연구원장 시절 뉴스핌과의 인터뷰. 2024.06.11 pangbin@newspim.com 이 원장은 지난해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상세히 털어놨다. 그는 "필요하면 서로 불러대고 하는 관계"라며 친밀함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이 원장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시절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선언을 계기로 더욱 가까워졌다고 했다. 그는 "성남시에서 사회적 기업, 사회적 협동조합을 100개 이상 만드는 데도 같이 했고 기본소득의 원조라고 얘기할 수 있는 청년 기본소득도 성남에서 민선 5기, 6기를 거치면서 많은 사회 실험을 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2022년 대선에서 메인 정책으로 꺼낸 '기본소득'도 이 원장의 작품이다. 당시 대선 패배로 기본소득 정책은 다소 후퇴했지만, 대신 '기본사회'를 꺼내들었다. 이 대통령은 당대표이던 시절 당대표 직속 기본사회위원회를 구성해 인간이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된 기본권 강화 등에 주력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기본사회 공약을 강조했으며, 대통령 직속의 기본사회위도 꾸릴 예정이다. 이처럼 '기본 시리즈'를 고안한 인물로 이 대통령의 꾸준한 신임을 얻고 있는 셈이다. 두터운 의리로 민주당의 공약 개발을 하는 민주연구원장에 이어 국정 밑그림을 그리는 국정기획위원장을 맡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원장은 현 정부·여당이 전국민에게 25만원을 줄지 선별적으로 지급할지에 논의 중인 데 대해서도 지난해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정부는 예산이 많이 들고, 선별적으로 줘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정 그렇다고 한다면, 가난한 사람한테 더 주는 것을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겠다"고 했다. 해당 발언은 당시 야당 입장에서였다.  이 원장은 선별 지급이 기본소득의 고유 이념에 대해서는 후퇴한 것이라고 했지만 "전국민 지급을 끝까지 우겨야 할 사안은 아니"라고 했다. 이 원장은 16일 출범하는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정부 조직개편과 국정과제를 정리하며 이재명 정부의 5개년 국정 밑그림을 약 50일간 짤 예정이다.  ▲1956년 서울 출생 ▲서울대학교 생물학 학사, 경제학 석·박사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 ▲경기연구원 원장 ▲민주연구원 원장 ▲2025년 대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장  ycy1486@newspim.com 2025-06-16 06:00
사진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 송언석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는 16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5대 개혁안 당원 여론조사와 관련해 "종합적으로 고려해 혁신의 논의가 돼야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의원들의 견해가 다르고 김 비대위원장 스스로 상임고문님들이랑 얘기할 때도 몇가지 부분은 곤란하단 의사 표현을 했다고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당선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5.06.16 pangbin@newspim.com 그는 당 혁신위원회 구성에 대해선 "아무래도 당을 사랑하는 마음이 일차적이고, 그런 점에서 특정 계파에 편향적으로 알려진 분들은 이번 인선에서 2차적으로 평가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 문제와 전당대회 시기를 묻는 질문엔 "조속히 정리해 특별한 반대가 없으면 (전당대회를) 조기에 개최할 수 있게 하겠다. 실무적 절차가 있어서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6월 말 이후에 어떻게 할 거냐는 문제가 발생할 건데 만약 비대위의 임기를 더 가져가야 할 일이 있으면 이헌승 전국위원장과 상의해서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에 대한 질문에는 "헌법 질서 속에 있었던 탄핵 결과에 승복하고 모든 것이 끝난 상태"라며 "잘못한 게 있으면 인정하고 반성 할 용의가 있고 그렇게 해왔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같은날 선출 직후 연합뉴스TV와 인터뷰에서 '변화와 쇄신'을 강조했다. 그는 "변화와 쇄신을 통해서 앞으로 성장하도록, 미래에 갈 수 있도록 우리 당이 국민의 마음을 더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서로 협상할 것은 협상하고, 또 투쟁할 것은 투쟁하면서 의원님들의 총의에 따르겠다"고 했다. 상법개정안과 관련해선 "주주 충실의무에 대해 다시 한번 논의가 필요하다"며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함께 상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자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선 "국민들께 소상히 밝히는 게 먼저 우선순위로 해야 할 도리"라며 "김민석 후보자를 지명한 이재명 대통령도 지명 철회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미리 고민을 해 두시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했다.  allpass@newspim.com 2025-06-16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