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아일랜드 구제금융 상환 만기 7년 연장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투자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웠던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구제금융 요청 가능성이 한풀 꺾이면서 시장 공포가 진정됐지만 유로존 리스크는 시선을 끌지 못하는 곳에서 점차 고조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유로그룹 재무장관 회의가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가운데 키프로스 정부가 100억유로의 추가 구제금융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슬로베니아의 구제금융 요청 가능성과 포르투갈 및 아일랜드의 구제금융 만기 연장, 그리고 사실상 실패라는 혹평을 받고 있는 긴축안까지 다각도에서 굵직한 사안들이 포진한 상황이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키프로스 정부는 EU에 100억유로의 자금을 추가로 지원할 것으로 요청할 예정이다. 이는 키프로스 정부가 구제금융 규모가 기존의 175억유로에서 230억유로로 확대됐다고 언급한 데 이어 나온 움직임이다.
보도에 대해 유로존 정책자들은 추가 지원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박했지만 유로그룹의 예룬 데이셀블룸 의장은 키프로스가 특정 형태의 추가 지원을 받을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키프로스의 금융권 구조조정이 상당한 난제”라며 “추가 지원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본래 키프로스는 100억유로의 자금을 지원 받고 75억유로를 자산 매각과 세금 인상 및 예금자 과세를 통해 마련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날 회의에서 키프로스의 구제금융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슬로베니아의 상황 역시 유로존 정책자와 투자자들을 긴장하게 하는 문제다. 슬로베니아 정부는 구제금융 요청을 최대한 피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포함한 국제기구와 정책자들은 슬로베니아가 극심한 금융위기와 깊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총선에서 긴축안에 대한 반감이 명확히 드러난 데 이어 포르투갈에서도 780억유로 구제금융의 핵심 조건인 예산 삭감이 좌절, 이 부분에 대한 정책자들의 결론도 투자자들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유로존 정책자들이 이날 포르투갈과 아일랜드의 구제금융 상환 만기를 연장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포르투갈의 2차 구제금융 가능성을 명시한 트로이카(EC, ECB, IMF)의 내부 문건이 유출돼 시장을 긴장하게 했다. 문건은 2014년과 이후 몇 년간 포르투갈이 조달해야 할 자금이 상당 규모에 이르며 또 한 차례의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상황이 불거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스피로 소버린 스트래티지의 닉 스피로 대표는 “트로이카의 문건은 유로존 사태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것”이라며 “포르투갈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을 한꺼번에 무너뜨리는 경고”라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