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동환 기자] 올해 들어 미 국채 약세에 배팅했던 투자자들이 당분간 고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4일 자 월스트리트저널은 주요 국채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최근 미국 연준의 정책 행보에 대한 기대감과 일본은행(BOJ)의 공격적인 완화조치로 투자자들의 미 국채 약세 전망이 다소 꺾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예상보다 부진한 미국의 고용보고서와 소비 지표가 발표되면서 연준이 기존 국채매입 프로그램을 급하게 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은 미 국채에 대한 수요를 자극하면서 약세 전망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지난 4일 일본은행이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매월 7조엔의 국채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도 미 국채 시장에 변수로 반영되고 있다.
블랙록의 릭 레이더 채권담당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이 두 가지 요인은 미 국채뿐만 아니라 다른 국채 금리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의 국채매입 프로그램이 시장에 공급되는 장기 국채를 거의 전부 소화하고 있으며,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프로그램 역시 일본 정부의 신규 발행 국채의 70%를 책임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부 펀드매니저는 일본은행의 이번 완화 조치로 일본 내 연기금이 안정적인 장기 수익을 위해 양질의 해외 국채에 대한 매수를 강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BOJ의 정책으로 일본 금융사들은 보유하고 있는 일본 국채를 중앙은행에 매각하고 고수익 국채 자산으로 갈아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로스는 일본 투자자들이 투자 대안으로 미 국채 10년물을 꼽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과거 사례를 살펴볼 때 일본 투자자들은 주로 미 국채와 프랑스 및 독일 국채를 매수했다는 것.
지난 1월말 기준 일본은 중국 다음으로 많은 총 1조 1200억 달러 상당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한편, 지난주 금요일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1.728%를 기록,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인 0.607%를 큰 폭으로 앞서고 있다.
이는 미 국채가 수익률 면에서 일본 국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수준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헤지펀드 업체인 나인알파 캐피털의 제이슨 에반스 공동 창업주는 앞서 일본은행의 정책 성명서가 발표된 후 미 국채를 매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내달 1.55%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