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부채위기와 구제금융 요청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크게 떨어뜨렸다.
실업률을 포함한 주요 경제지표가 여전히 부진한 것은 물론이고 이탈리아의 경우 총선 정부 구성마저 난항을 겪고 있지만 국채 수익률 하락이 모든 리스크를 가리는 양상이다.
국채 상승이 부채위기의 진화를 의미한다는 일부 투자자들의 주장과 달리 경제 펀더멘털이 개선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투자심리가 진정된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정황이 독일 국채시장에서 드러났다.
독일 10년물과 30년물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가 최근 가파르게 상승, 유로존 3~4위 경제국의 국채 상승이 지속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짐작케 하고 있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내림세를 지속하면서 최근 30년물과 스프레드가 97.5bp까지 상승, 2011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키프로스 사태에도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 발행이 성황을 이룬 한편 부채위기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라 안전자산 ‘사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유니크레디트 글로벌 리서치의 루카 카줄라니 채권 전략가는 “독일 일드커브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은 투자자들의 리스크 회피 심리를 반영한 것”이라며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시장이 안정을 이루는 것으로 보이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산적한 상황이고, 투자자들은 이를 간과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이와 SB 인베스트먼트의 케이 카타야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주변국 국채가 상승하고 있지만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며 “현 시점의 가장 큰 문제는 재정보다 정치권과 맞물려 있고, 이를 효과적이고 논리적으로 풀 수 있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인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인 사안에 익숙하지 않은 머니 매니저들이 적극적인 베팅에 나서기에는 부적절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HSBC의 스티븐 메이저 채권 리서치 헤드는 “경제 펀더멘털이 점차 악화되는 데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자체적인 양적완화(QE)를 실시할 가능성도 낮은 만큼 안전자산 비중을 줄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일본 국채가 내림세를 지속하는 만큼 독일과 프랑스 국채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부채위기 이외에 키프로스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슬로베니아 리스크까지 가세하면서 독일 국채 매입의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