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현지 기자] 셀트리온 지분을 해외 다국적기업에 매각하겠다는 서정진 회장의 발언을 두고 증권가에선 "어느정도 현실화 가능성은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셀트리온의 생산실적과 파이프라인 등을 보면 다국적기업으로서도 매력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90년대 한 국내 제약사는 특허분쟁중이던 해외 오리지날 제약사에 면역억제제를 수백억원을 주고 판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글로벌 제약사가 품목에 대한 투자는 활발히 진행하지만 기업 자체를 인수하는 데에는 보수적인 입장이다.
특히 셀트리온의 경우 서 회장 지분 규모가 워낙 크다는 점, 현재 시장에서 의구심을 갖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재무구조 이슈와 주식담보대출건, 상환우선주 등 먼저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는 점에서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는 견해가 많았다.
서 회장에 따르면 본인이 보유중인 셀트리온 그룹 주식은 셀트리온 30%, 셀트리온 제약 35%, 셀트리온헬스케어 50% 등 모두 1조3000억원 가량이다.(최근 주가폭락 미반영)
M&A업계 한 전문가는 "다국적기업 입장에선 셀트리온의 파이프라인과 실적을 보면 구미가 당길만한 곳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가격이 문제인데 지분규모가 큰데다 최근 주가폭락으로 가격산정이 어려워 현실화 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답했다.
서 회장은 지난 16일 긴급기자회견 당시 "간접적으로 인수 의향을 밝힌 외국계 사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지분을 한번에 인수할 수 있는 다국적 제약회사로서도 선뜻 인수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업계에선 예상한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 나온 삼성 인수설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며 "로쉬, 존슨앤존슨 같은 다국적 기업들은 오히려 인수에 보수적인 입장이라 실제로 인수ㆍ합병(M&A)을 진행해도 당장 매각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해왔다.
글로벌 제약사의 경우 수많은 협력업체를 보유하고 있으며 생산네트워크도 상당해 기술이전이 아닌 기업인수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이유다.
이와 함께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재고 리스크 등 계열사 잠재 부실도 매각시 해결해야할 부분이다.
비상장사 지분까지 모두 매각한다고 했을 때 재고물량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셀트리온헬스케어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
셀트리온 매출은 유통을 담당하는 계열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넘기는 식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실제 셀트리온헬스케어 재고에 대한 우려는 시장에서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또한 셀트리온의 올 1분기 실적은 시장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주가의 추가하락 여지가 커지는 이유다.
우리투자증권은 셀트리온의 IFRS 별도기준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시장컨센서스인 935억원, 568억원을 하회한 820억원과 418억원으로 예상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바이오 업체 주가는 사실상 밸류에이션 하기 힘든 측면이 많은데 실적이 어닝쇼크수준이라고 해도 놀라운 것은 아니다"며 "다만 M&A 진행 과정상 한 두달안에 매각 대상자를 찾는 게 쉽지 않고 매각 진행과정에서 추가 부실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M&A 가능성을 낮다고 보는 이유"라고 전해왔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