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태희 기자] 올해 건설사의 현금흐름이 더욱 열악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부채비율과 차입의존도는 증가하고 있으나 올 해 갚아야 할 회사채는 4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건설사는 벌어들인 현금 중 차입 원리금을 갚을 수 있는 비율이 7%대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다시 빚을 내 갚아야 할 처지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사의 현금흐름 보상비율은 7.71%로 전년대비 6.39%포인트 하락했다.
현금흐름 보상비율은 영업활동으로 발생한 현금 수입으로 단기차입 및 이자비용의 충당비율을 말한다. 이 비율(7.71%)을 제외한 나머지 비율은 돈을 빌려 갚아야 되는 것이다.
자료 : 한국은행 |
현금으로 빚을 갚을 수 없으나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건설사 회사채는 산적했다. 시공능력 상위 30위 대형 건설사가 올해 갚아야 하는 회사채는 약 4조3000억원에 이른다. 이중 투자 적격등급이지만 부적격 바로 위인 'BBB' 등급의 건설사가 발행한 회사채는 32%(1조3870억원) 정도다.
BBB급 건설사별로 보면 두산건설(5240억원) 동부건설(2480억원) 한라건설(2000억원) 코오롱글로벌(1800억원) 계룡건설(1350억원)에 1조2870억원이 몰려 있다. 이들 5개 건설사 중 4곳의 부채비율은 200%를 훨씬 웃돈다. 두산건설 321.7%, 동부건설 368.9%, 한라건설232.6%, 코오롱글로벌 438.6%다.
재무상태는 이미 열악해졌다. 지난해 건설사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203.5%, 26.3%에 달했다.
부채비율은 앞선 2011년(204.8%)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2010년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2010년 건설사 부채비율은 171.1%다.
차입금의존도도 높아졌다. 지난해 건설사의 차입금의존도는 26.3%다. 2011년(26.6%) 보다 다소 낮아졌지만 2010년(25.3%)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현금흐름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건설사가 보유한 현금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건설사가 보유 현금은 전년보다 132억원 감소했다. 2011년 증가세(74억원)에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업이 투자를 늘리면 일시적으로 부채비율이 높아질 수 있지만 건설사는 이런 경우가 아니다"라며 "재무상태가 나빠진 건설사들에게는 회사채 만기도래가 부담이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